아는 동생
한참 명상을 배우러 산에 들어갔을 때, 알게 된 동생이 있다.
나랑 띠동갑이니 띠동갑 이모가 있는 나에겐 조카뻘이나 다름이 없다.
영화 사바하를 보면 한 끗 차이로 사이비가 갈린다.
물론 그건 사람들의 사사로운 판단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녔던 명상단체가 사이비가 되었다곤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나의 삶을 바꿔놓았던 명상법들이 퇴색되고 변화하면서 발길을 끊었다.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형성되었던 관계들도 멀어졌다.
나야 그저 그들이 잘 지내고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어쩌다 마음이 동하면 다시 가서 어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몰입되어 있는 사람들은 나와 같은 사람을 대체로 배척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얼마전 그 동생이 SNS에서 DM은 보내왔다.
잘 지내냐고, 본인은 이제 현생을 잘 살고자 한다고, 서울에서 살고 있어 한번 보면 좋겠다고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삶을 잘 살면 그만이다.
어떤 것이 현생이라 단정지을 순 없으니 자신이 만족스러우면 된거지.
자신의 삶의 절반 이상을 쏟은 어떤 일을 부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