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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Jun 10. 2024

마흔-182 방은 그 방의 주인을 닮는다

나의 방

누군가의 방은 그의 내면을 닮아있다고 한다.


나의 방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기 시작하면서 방에 머물기 시작했다.

그 어떤 곳도 나에게 맞춰진 이 곳에 비할 수가 없다.


수중에 큰 돈이 없어 다세대 빌라에 살때도 그랬다. 친구 덕에 호캉스를 갔을때도 야경은 멋졌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그 차갑고 바스락 거리는 이불도, 익숙하지 않은 공간도 그저 어색할 뿐이었다.


교통이 편리한 이 곳으로 이사하고 다녀간 친구들이말했다.


“너가 없어도 이 집은 너처럼 포근하고 따뜻하네.”


어쩌면 나는 포근하고 따뜻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매우 차갑고, 냉정하기도 하다.


아마 나의 속살이 그렇게 야들야들 약해서

마치 성게처럼 뾰족뾰족한 껍질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지.


그건 진화의 상징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에는 자신이 허락한 사람만 들이게 된다. 그리고 나의 경우엔 상당히 많은 것들을 노출하게 된다.


어쩌면 내 방은 나의 인스타 피드의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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