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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Jun 21. 2024

마흔-171 사는 고민

사서 고민

현실에서 역시나 발이 떨어져 있는 것도 같다.


홀홀단신의 좋은 점이라곤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하여 진중하게 고민할 일이 없다는 거다.

그러니까, 나 이외의 변수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에서 발이 동동 떠있달까.


'나'라는 개체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변수를 줄이고, 가능한 수준 내에서 통제하려고 노력한다.

IT공부를 도통 하지 않는게 문제지만 말이다.


솔직히 연애나 결혼이 어려운 이유는

결국 그것들이 원활히 풀리기 시작하면 직면하게 될 '현실'이라는 벽을 어렴풋이 느끼고

내부에서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안다.


이기주의자로 태어나서 도저히 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깜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쓰는고 하니,

아둥바둥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쓴다.


둘은 벅차다.



100세 시대라고, 그러니 조금 일찍 안락사를 한다고 해도 70-80까지는 살수도 있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은 욕심이 은은하게 올라오고 있다.


컴퓨터와 관련된 공부는 적어도 25년을 꾸준히 해온 셈이니까.

어쩐지 흥미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대가도 아니지만 가진 능력의 한계에 봉착했달까.



Plan B가 있는데, 그걸 실현 시키려면 정리할 것들이 꽤나 될 것 같다.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건, 때론 어떤 면에서는 매우 피곤한 편이다.


그냥 상상력만 풍부하면 되는데, 현실에서 액션플랜까지 고려하다보니 문제가 심각해진다.


늘 그렇게 사는 고민을 하는 거다.


그렇다고 뭘 하지도 않을거면서.


세네갈에 다녀온 이후, 이런 저런 사유로 못하던 헌혈을 거의 10년만에 했다.

헌혈이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이야. 어릴 땐 몰랐다.


이렇게 또 현실적인 사는 고민이 시작된다.


내 몸의 감가상각, 지능의 감가상각,

기적적으로 다시 뭔가 불씨가 피어오를 수도 있을까.

그럼 초월할 수 있겠지.


하루 종일 늘어져있었다.

IT공부는 왜이렇게 하지 않게 되는지.

도통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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