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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Jul 05. 2024

마흔-157 살던 대로 살자.

안 하던 짓 하면 죽는다던데...?

2015년부터 1-2년간 매우 친하게 지낸 동생이 있었다. 

재미교포로 미군에 입대해서 군인으로 일하다가 한국으로 온 동생은 그림모임에서 알게 되었다. 

한때 내가 그 친구를 매우 좋아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오로지 이성적인 어떤 끌림은 아니었고, 

종종 내가 한순간에 매력을 느끼는 동성친구에 대한 그런 느낌과 같았다. 


대체로 그런 사람들의 MBTI는 공통점이 있는데, ISTP인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내가 뭘 하자고 하면 주저 없이 같이 놀았고, 

내가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도 싫다고 하면서도 늘 내 가방을 들어주고, 

이삭토스트에서 빵 한 쪽에만 이삭소스를 바르는 것까지 세심하게 다 챙겨줬고

맛있는것도 많이 사주고, 내가 갖고 싶어하는 것들도 나중에는 사주는 뭐랄까 


지금 이야기하다보니 그냥 인간적으로 서로 아끼는 그런 사이였던것 같다. 


그러다가 그 친구가 여자친구가 생겼고, 

나는 나대로 잠수의 기간을 거치게 되었다. 


그리고 일년 후 쯤 지나서 연락을 했는데 그 친구가 내게 말했다. 


"음, 내가 연락하기엔 부담스러웠어."


종종 나는 상당히 예민해지는 때가 있다. 

그럴땐 내 스스로 숨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단순하고, 자신의 삶이 바쁜 사람들을 더 편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내가 예민하게 굴다가 사라져도 신경을 쓰지 않는 듯이 보이기 때문이다. 



글쎄, 나같은 성향을 상대한다는건 얼마나 피곤한 일일까. 


지나치게 예민하고, 지나치게 눈치가 빠르다. 

그렇다고 그냥 담대하게 넘길 만큼 마음이 넓지도 못하다. 


먼저 연락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

대체로 오는 연락을 받는 편이다. 


이번 일로 더더욱 깨달았다. 

절대로 그 누군에게도 먼저 연락하지 않는 편이 

부담스러운 존재는 그런 스탠스를 취하는게 유리하다. 



어쩐지 슬프다. 

나를 반겨줄 사람이 없다니 

어쩔 수 없지 


이번 생은 그렇게 세팅 되어 있는 가보다. 


나에게 먼저 웃어주는 사람에게,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사람에게만 


그 감사함을 잊지 말고, 

인터넷에서 먼저 연락하지 않는 사람을 끊어내라는 글을 보고 마음이 찔려서 

괜한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긴대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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