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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4시간전

마흔-155 갈매기 조나단

힘내야지 

그러고 보면 나는 물의 세계에 떨어진 한 방울의 기름 같았다. 


언젠가는 내가 "갈매기의 꿈"이라는 책을 읽었고, 그 책을 상당히 좋아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특별하길 바란다. 


그런데 나는 거기서 너무도 가서 그 몽상에서 떨어져 나오질 못해서, 

어쩌면 그렇게 때문에 사람들과 다른 이상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 나이가 되어서 점점 갈수록 오래된 친구들이 사라져 가는 이유는 

내가 그들이 세계에 낄 수 없는 '노처녀 히스테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일 테다. 


그걸 지혜롭게 견뎌내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 슬픔 마음이 든다. 모든 게 전적으로 속이 좁은 내 탓이라는 게 너무나도 자명하니까. 

같이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사라진다는 건 관계의 종말을 뜻하는 걸까. 


혼자서 집어삼킬 수 있었는데, 도대체 나란 인간의 참을성이라는 건 나약해 빠졌다. 


대학생 시절엔 친구가 남자친구를 사귀고, 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부러워 

나도 어쩌다 보니 남자친구를 사귀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보니, 대체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연애와 결혼이라는 흐름을 전혀 따라잡지 못했다. 


늘 마음 한편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했던 행동들이 불러온 후회스러운 경험들이 나를 막고 있기도 했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갈매기 조나단이 동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자신의 이상을 좇은 것과도 같다. 


그러나 무엇이 일반적인 흐름에 역행해서, 아니 오히려 도태되어 보이는 나의 삶은 

그에 상응하는 어떤 괴로움을 주기도 한다. 


빨리 사람에 대한 미련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어쨌거나, 이렇게 된 이상 힘을 내서 나의 길을 가야 하는데 


이번주는 정말 힘이 나지 않는다. 


맛있는걸 먹어야겠는데, 뭐가 맛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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