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운동 재개

by 안녕나무

3월 4일. 두 달간의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끝났다. 둘째 등굣길에 함께 집을 나섰다. 겨울잠을 끝내고 봄을 맞이한 곰이 이렇게 기쁠까. 둘째와 헤어지고 미리 등록해 둔 단지 내 헬스장으로 갔다. 헬스장은 신호등에서 길 건너는 아이를 봐주고 뒤돌면 바로 보이는 곳에 있다. 건물에는 "LG스포츠센터"라는 빛바랜 분홍 간판이 달려있었다.


지하 계단을 내려가자 비밀번호를 눌러야 했다. 관리실에서 받은 비밀번호를 누르자 유리문이 열렸다. 헬스장에 들어서니 러닝머신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화려한 헬스장에 가면 운동복도 신경 쓰였는데 여기는 수수한 여러 스타일의 운동복 차림들이다. 할머니 한 분이 철봉에 매달려 팔운동을 하고 있었다. 흰 단발머리를 하고 양 팔로 봉을 끌어당길 때마다 팔 근육이 울끈불끈 드러났다. 기구들이 잘 관리되어 은은한 빛을 내고 있다. 주민자치 헬스장답게 여러 주의사항들이 붙어있다. 여기서는 나도 기구운동을 마음 편하게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관리실에서 헬스장 등록을 하면서 회장님께 등록 알림 문자를 하고, 총무님에게는 사용할 신발장 번호를 알려야 했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운동할 때 간섭하시는 분들이 많을까 걱정했는데 그러지는 않았다. 각자 자기 운동에 진지했다.


2년간 해온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지난겨울은 푹 쉬었다. 방학인 아이들과 겨울잠을 자듯이 푹 쉬었더니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일단 달렸다. 우이동에서 처음으로 운동했을 때 코치에게 배웠던걸 떠올렸다. 매일 4km를 달리거나 40분을 달리거나 하라고 했었지. 뒹굴뒹굴하며 지내던 몸이 아우성을 쳤다. 땀이 흘러 눈이 따가웠다. 땀 닦는 수건도 가지고 다녀야겠구나. 달리니 예전에 운동했던 때가 떠오른다. 코치와 준비운동을 했고, 기구를 하고,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고, 러닝머신을 뛰면서 마무리했었다. 기구 운동은 점차 늘어 어느새 운동량이 두 배가 되어있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해야 한다. 힘들 때 내가 나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이사 올 때 헬스장 코치가 운동차트를 주었다. 이사 가서도 운동 열심히 하라면서. 그걸 찾아봐야겠다. 러닝머신을 40분을 채우고 내려왔다. 4km를 달렸다. 마라톤 기록으로 치면 형편없지만 이제 시작이니까 잘했다. 꾸준히만 하면 페이스는 점점 좋아진다. 직접 해보면서 체득한 거다. 서두를 필요 없다.


봄을 헬스장에서 맞이하게 돼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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