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은 힘만 빼면 정말 잘할 것 같은데!"
밤새 내린 눈을 다 치워놨다는 테니스코트장 알림이 왔다. 야외 테니스장의 겨울운영은 극한직업이 되어버렸다. 저번 폭설은 결국 포클레인으로 눈을 퍼냈는데 이번엔 SUV차량을 가진 회원들이 모여 제설을 도와주었다. 그러나 테니스장에 도착해 보니 밤새 비가 왔었는지 코트가 얼어있었다.
결국 클럽은 취소되었다는 재공지가 올라왔다. 레슨코트가 얼어서 일부는 실내에서 하고, 우리는 예정대로라면 클럽이 열렸을 인조잔디 코트에서 레슨을 받았다. 부슬부슬 떨어지는 우박을 맞으며 레슨을 시작했다. 공과 거리 맞추고, 몸 회전하고, 채 회전도 끝까지 해도 여전히 잘 치진 못한다. 하나씩 이렇게 잡아가면 되는 걸까? 난타전을 마구 해야 하는 때는 아닐까? 운동을 잘해본 경험이 없으니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 것 밖에 모른다. 현재는 나아지는지 모르겠으나, 시작할 때 비하면 일취월장했으니 일단 버텨보기로 하자.
오늘은 힘을 빼야 한다는 걸 배웠다. 코치가 '회원님은 힘만 빼면 잘 칠 것 같다'는 아쉬워하는 표정의 당근을 휘둘렀다. 어깨가 올라가며 몸에 힘이 들어간 채 치고 있다고 하는데 나도 느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한다더니 레슨 일 년에 왜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지는 알겠다. "공과 거리를 짧게 잡아 그렇죠?" 눈이 동그래지는 코치와 척하면 척이다.
진단이 나왔으니 해결책이 나올 차례다.
"스펀지밥 봤어요?"
"스펀지밥에 징징이가 있는데......"
징징이는 문어다. 나는 스펀지밥을 본 적은 없지만 문어라고 하니 어떤 이미지인 지 그려낼 수 있었다. 흐물흐물 힘 빼고 치라는 거군.
포핸드만 레슨시간 내내 연습했다.
"지금 잘했어요!" 뭘 잘했는지 모르겠으나 다행히 영상을 찍고 있다. 다시 돌려봐야지.
손이 얼어가고. 하늘에서 내리는 우박은 점점 굵어졌다. 알고 있는 자가 여러 방책을 쓰며 깨우쳐 주려 한다. 오늘도 될 듯하다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