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초보의 생존기 - 중드 정주행 시작!
중드와 함께하는 중국어 생존기
골절된 지 어느덧 2주, 중국어 공부를 쉰 지도 비슷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학당은 중간고사 이전까지만 환불이 가능한데, 하필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다리를 다쳐서 환불도 못 받고, 성적도 확인하지 못한 채 공부를 중단했죠. 아무래도 내년 3월, 가장 기초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
한국에 와서 침대에 누워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문득 중국 드라마(중드)가 떠올랐습니다. 중국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중국어 초보가 드라마 대사가 제대로 들릴 리 없겠지만, 중국의 분위기를 익히자는 마음으로 단순해 보이는 로맨스 드라마를 골랐습니다. 가끔씩 들리는 단순한 문장들이 왜 이렇게 반갑던지요.
아 귀 아파.
중국어의 성조와 큰 소리에 처음엔 귀가 무척 피로했습니다. 오랜 시간 소음 속에 있다가 갑자기 해방된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자꾸 듣다 보니 귀가 편안해지고, 어느 순간 지하철과 버스의 안내 방송이 자연스럽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신기했던 건 국경절 연휴 때 홍콩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그전에는 만다린(표준 중국어)과 광둥어가 모두 비슷하게 들렸는데, 그날은 뜻은 몰라도 만다린과 광둥어를 구분할 수 있더군요. 제 귀가 조금씩 중국어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아 신기했습니다.
아빠 없이 중국살이
짝꿍과 우리는 주말 부부 생활 중입니다. 어떤 주말엔 못 볼 때도 있죠. 짝꿍이 원격으로 도와줄 수 있는 건 해주지만, 실시간 상황은 온전히 우리 몫입니다. 중국에 처음 왔을 땐 "니하오"밖에 몰라서 사람들의 말을 웃으며 손을 저으며 지나가는 것으로 일관했죠.
그러다 파파고 번역기로 사진을 찍고 번역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은 변화만으로도 세상이 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이후엔 삼성 실시간 통역기를 쓰기 시작했죠. 제가 쓰는 삼성 Z Flip의 통역기는 화면이 2 분할되어 있어 각자 다른 방향에서 글을 볼 수 있어 정말 편리했습니다.
또 하나 유용한 기능은 통화 시 실시간 통역입니다. 언어를 설정하고 제가 한국어로 말하면 상대방에게 중국어로 음성이 전달되고, 화면에는 텍스트로 나타납니다. 특히 배달 주문이 도착하면 걸려오는 통화~ 이때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죠.
중국어 공부할 때는 이것!
<바이두 사전>
중국어 공부에서 필수인 바이두 사전. 간체자 검색과 획순 확인이 쉬워, 어학당 수업에서 자주 사용했습니다. 파파고도 좋지만, 간혹 번체자가 섞여 나오는 경우가 있어 바이두 사전이 훨씬 정확합니다.
본격적으로 어학당 수업을 받으면서 쉴 새 없이 사전을 찾아보게 됩니다. 특히 획을 순서대로 쓸 때는 사전 없이는 불가하니, 꼭 찾아보고 익히고 있는데, 파파고 보다는 바이두 사전이 최고입니다. 파파고는 가끔 몇몇 글자가 간체자가 아닌 번체자로 나옵니다. 열심히 사전 찾아서 작문한 것을 점검하실 때, 선생님께서 글자를 고쳐주시면서 한국인과 일본인이 이 글자를 그렇게 쓴다고, 이것은 중국어가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 사전이 진리이긴 하지만, 단어 문장이 많아질 땐 수업 속도를 따라가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문법 선생님은 중국어로만 수업을 하셔서 눈치껏 익히다 보니 수업시간 진도를 따라가기도 바쁩니다.
<챗 GPT>
모르는 단어나 문장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 프롬프트에 구체적인 조건을 입력하면 핑잉, 문법, 뜻까지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단어장을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뚝딱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시간이 없을 때 챗GPT는 효율성 면에서 최고입니다.
가끔 파파고처럼 번체자를 일부 알려주기도 하지만, 시간대비 효율을 따지자면 제가 중국어 공부하는 데 있어서 활용도 넘버 원은 바로 챗 GPT입니다. 챗GPT를 정기구독하면서 중국에 도착해서 정지했다가 다시 사용하는데, 이전보다 활용도가 훨씬 더 좋습니다.!!!
게다가 한 가지 더 꿀팁은 쇼핑이나 일상생활 전반의 모든 것을 챗 GPT에게 물어보면 (마치 짝꿍에게 물어보듯) 꽤나 그럴싸한 답을 준다는 점입니다. 쇼핑할 때 휴대폰 화면을 스크린숏을 해서 넣으면서 쇼핑 꿀팁을 물어보기도 하고, 가고 싶은 장소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거의 만능이죠?
<구글 문서>
마지막으로 구글 문서입니다. 구글 문서는 발음 점검과 시험 대비용으로 활용 중입니다. 음성인식을 통해 발음을 체크하는데, 발음이 안 좋으면 죽어도 인식을 안 해줍니다. 처음엔 오류인 줄 알았지만, 아이들의 발음을 기가 막히게 인식하는 걸 보고 제 문제란 걸 깨달았죠.
원클릭 번역도 되기 때문에, 이 것도 중국어 공부에 활용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무조건 중국어를 습득해야 한다.
많은 분들이 1년만 지나면 중국에서 불편 없이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배달 앱이나 번역기 같은 디지털 도구들이 워낙 발달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번역기가 아닌 제 힘으로 말하고, 읽고, 쓰는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중국에 와서 일 년은 다들 열심히 공부를 하지만, 그 이후로는 시들~ 해진다고 하고, 그때 배운 중국어로 3년, 5년, 10년을 지내고 계신다고 하시더군요. 1년이 지나면, 살만하기에 또 삶이 바쁘다 보니, 굳이 어려운 중국어를 지속하지 않게 된다고 말이죠. 저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1년이라도 에너지를 총동원해서 중국어를 배워보려고 합니다.
"AI가 발전하면서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하지만, 알고 활용하는 것과 모르고 활용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겠죠.
그래서 오늘도 중국어 채널을 틀어봅니다. 아직은 들리지 않고, 발음도 어렵지만, 언젠가 귀가 트이고, 입이 트이는 날이 오겠죠? 그날을 기다리며, 작은 한 걸음을 내디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