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JI May 28. 2017

포르투 야경에 빠지다...

서른에 혼자 떠난 유럽, 3박 4일 포르투&아베이루 여행

첫 느낌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은 리스본 여행

나에겐 살짝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선 여행지 '리스본' 

다음을 기약할 명분을 남겨놔야 다시 한번 올 거 같았기에 리스본을 뒤로하고 포르투로 향했다.

리스본에서 포르투에 가는 방법은 2가지이다.

기차와 버스, 버스가 좀 더 저렴하기도 하고 숙소 위치와도 가까워 보여서 나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막상 도착해보니 숙소는 기차역이랑 더욱 가까웠지만

도로공사 중이라 캐리어를 끌고 가기에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리스본에서 포르투 버스 가는 방법

 Azul 파란 노선을 타고 Jardim라고 쓰인 역에 내린 뒤 Rede express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도 넓고 쾌적해서 꽤 추천할만한 포르투행 버스 

3시간을 넘게 달려서 포르투가 보이기 시작했다.

상점과 사람들로 붐비던 항구도시 리스본 보다는 작고 조용해 보이던 도시

포르투의 상징과도 같은 동루이스 다리와 강변을 보면 어찌 이 도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포르투 1day

리스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포르투.

구글맵으로 버스터미널과 호스텔은 가까웠다. 

대략 15분 거리?

낑낑대며 캐리어를 끌고 가다 보니 의외인 장소에 호스텔이 있었다.

리스본에서는 도미토리였지만 혼자 방을 사용했었는데 

이곳에서 처음으로 혼성 도미토리를 사용하게 되어 긴장감은 커졌다.

디자인이 예뻤던 타트바 호스텔은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한 호스텔로 

상벤투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이 가까워서 접근성 면에서 정말 좋은 곳이다.

시설도 깔끔했고 무엇보다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점은 너무나도 좋았다.

그러나 첫날, 

나를 방으로 데려다준 남자 직원은 시설 사용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나에게 이유 없이 불친절하게 굴었다. 

덕분에 호스텔에 대한 좋은 느낌은 반감되어 버렸다.

짐을 풀고 내려와서 컵라면과 햇반을 흡입하고 포르투 관광에 나섰다.

목표 없이 걷고 또 걷기

탁 트인 포르투 강변에 모습은 시원하고 아름다웠다.

리스본과 마찬가지로 굽이굽이 언덕길

리스본과는 또 다른 매력에 포르투에 빠져보자


포르투 2day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는 볼량 시장과 렐루 서점

그렇기에 토요일 오전 일정은 볼량 시장과 해리포터 서점으로 유명한 렐루 서점이 되었다.

포르투 기념품을 사기에 더없이 좋았던 볼량 시장

(숙소에서 걸어서 15분-20분이 안되었던 거리) 

들고 간 60유로가 이곳에서 거의 바닥나 버렸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던 볼량 시장

아줄레줄이 가운데 박혀있던 빵칼&도마 세트!

모양이 아름다워 구경하는데 아주머니께서 칼로 아줄레줄을 긁어내면서 적극적인 모션을 취하는 게 아닌가!

긁어도 벗겨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시는데 장사하실 줄 아신다!

대화가 안돼도 눈치껏 물건을 자랑하는 베테랑 상인~

결국 무엇에 홀린 듯이 빵칼&도마 세트를 구매하고 

선물용 포르투 문양이 박힌 수건, 포트 와인 미니어처, 코르크 동전지갑 등을 샀다.

볼거리가 풍부했던 볼량 시장, 기념품을 산다면 꼭 한 번 들려볼 만하다.

그리고 걸음을 옮겨서 렐루 서점으로 향했다.

(볼량 시장에서 렐루 서점은 걸어서 10분이 안 걸린다)

렐루 서점을 입장하기 위해서는 옆 건물에 입장 티켓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

입장 티켓은 4유로인데, 책을 구매할 경우에는 책값에서 4유로를 빼준다.

지인에게 선물로 구입한 헤르만 헤세 책! 일단 얇고 가벼운 책으로 선정^^

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내부

독특한 나선형 계단

생각보다 작은 규모인 렐루 서점 

(사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전부 챙겨보진 않아서 큰 감흥은 없었는데 

고즈넉한 느낌에 서점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시장과 서점 투어를 마치고 난 뒤 하늘은 갑자기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실내 활동을 찾아보다가 포트와인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사람이 옆에 가도 미동도 하지 않던 갈매기

너도 날이 흐려서 잠시 쉬는 거지?

유서 깊은 '테일러' 와이너리 

처음엔 가이드를 따라서 투어를 하는 줄 알았는데 녹음기를 주길래 살짝 당황...

녹음기는 편리하긴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눈을 맞추고 직접 이야기 듣는 게 좋은데 말이지.

여행책자에서 투어와 시음이 무료라고 나와있었는데,

12유로를 지불하고 오디오 투어와 시음을 할 수 있었다.

전시실을 돌고 나와서 무료 시음을 체험할 수 있다.

화이트, 레드 포트와인은 무료이고 추가로 돈을 지불하면 와인과 스낵을 먹을 수 있다.

공복에 빈 술은 내 취향이 아니었기에 나는 4유로를 내고 크래커를 주문했다.

알코올에 약한 사람이지만 달달한 포트와인이 목구멍을 젖셔주어서 기분이 참 좋았다.

남김없이 포트와인 2잔을 비우고 동루이스 강을 건너는데 

포르투의 낭만을 이제 슬슬 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취중진담이라고 해야 할까?!

해질녁 포르투의 명물 동루이스 다리는 무조건 가야 하는 뷰포인트이다.

이날 다리에서 바라본 야경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한쪽은 주황 불빛들이 무수히 반짝였고 반대쪽은 적막한 어둠이 깔려있었다.

적막한 강바닥을 바라보고 있자니 깜깜한 물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공포가 밀려왔다.

그렇게 한참을 정말 한참을 포르투 야경에 빠져 있었다.


포르투 3day

포르투에만 3일을 보내기는 심심하다는 생각에 근교 이베이루에 다녀오기로 했다.

포르투에 명소 '상벤투 기차역'

포르투에 중심인 이곳에 아름다운 내부는 꼭 한번 들려봐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포르투의 베니스라는 '이베이루'는 상벤투 역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 남짓 걸리던 곳이었다.

너무나도 귀여운 이베이루 역 그리고 꼬마기차

파란 하늘

날씨가 다했던 그날은 막 찍어도 모든 게 아름다웠다.

'신트라'라는 멋진 근교를 보고 와서인지 이베이루는 상대적으로 소박해 보였다.

많은 보트를 운행하고 있었지만 구미가 당기진 않아서 

나는 구경만 하다가 근처 중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시아 음식이 그립던 내게 중식당에서 먹었던 볶음면은 행복 그 자체였다.

포르투 맥주(슈퍼복)와 함께라니~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궁합이었다.

점심을 먹고 이베이루 근처를 탐방하다가 예상보다 일찍 포르투로 돌아왔다.

저녁 상벤투 역

포르투 시내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널드

샹들리에와 멋스러운 실내 장식이 맥도널드가 맞나 싶었다.

적당한 버거 세트를 주문하고 난 뒤 시식을 했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깜짝 놀랐다!

멋진 매장에서 먹는 햄버거가 더 특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착각~

사람이 많아서 미리 대량생산을 해버린 탓에 맛이 너무 없었다.

이곳은 매장 구경만 하거나, 사이드 메뉴만 먹는 걸로...

마지막으로 동루이스다리에 다시 왔다.

점차 어두워지는 하늘과 물빛, 주홍빛 불빛에 조화는

역시 낭만적이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고 있자니,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들었다.

아무리 멋진 풍경도 혼자서만 즐기니 아깝다. 

왜 유럽 사람들이 진한 스킨십이 자연스러운지 의문이었는데 

이런 풍경 속에 산다면 항상 사랑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다.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 풍경들!!

나의 포르투의 마지막 밤은 멋진 야경과 함께 외로움으로 마무리되었다.

리스본과는 또 다른 매력에 낮과 밤이 전부 매력적인 도시 포르투

나의 포르투갈 여행은 여전히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작가의 이전글 바다를 향한 영원한 꿈, 리스보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