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 TV에서 박세리가 양갈비를 뜯어먹던데! 이거 뭐야?
바쁜 한주를 보내고 주말에 여자친구와 쉬고있는데, 뜬금없이 엄마한테 카톡이 왔다. 나는 엄마 카톡과 고객사 카톡은 바로바로 읽고 답장하는 스타일인데, 엄마의 뜬금없는 카톡에 잠깐 멍을 때렸다.
"아들, TV에서 박세리가 양갈비를 뜯어먹는데! 이거 맛있어? 나도 먹어보고 싶어!"
나는 잠깐 달력을 확인하고 엄마에게 대답했다.
"다음주 일요일에 일정 없는데, 먹으로 갈래?"
엄마는 역시다 좋다고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엄마와 나는 일요일 오후 5시에 양꼬치 집으로 향했다. 우리 엄마는 워낙 청결한 사람이라, 식당을 가기 전 꼭 위생상태를 미리 확인해야한다. 나도 양꼬치를 자주 접하진 않았지만, 내가 다녀본 곳은 대부분 청결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열심히 검색해서, 나름 청결한 곳을 찾았다! 다만, 내가 방문해보지 않은 곳이기에 맛을 장담할 순 없었다...!
양고기는 호불호가 강한 음식으로 알고있다. 특유의 향도 있고, 함께 먹는 소스들도 향신료라 향이 강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동남아에서 공부해서 그런지, 이런 특유의 향들이 상당히 좋다!
엄마에겐 이런 낯선 음식과 향이 어떨까 궁금한 마음으로 양꼬치, 양갈비, 지삼선 등을 주문했다. 그리고, 엄마에겐 낯선 칭따오도 한병 주문했다.
양꼬치를 먼저 구워서 엄마에게 건넸다. 엄마에겐 낯선 꼬챙이에 꽂힌 사각형의 고기...! 엄마가 소스를 이리저리 찍고 한입 물더니, 오 이거 엄청 맛있는데?! 라며 웃는다! 다행히 양고기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은, 초보자도 먹을 수 있는 양꼬치 맛집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칭따오 한병과 함께 엄마는 양꼬치를 빠르게 먹어치웠다! (칭따오는 맛 없다며, 카스가 훨씬 낫다고 하셨다)
그리고, 드디어 한손에 들고 뜯어먹을 수 있는 양갈비를 굽기 시작했다. 엄마가 식당에 가기 전, 양갈비는 오래 구워야하기에 그 사이 요리를 시켜야 먹는 흐름이 안끊길 것 같았다. 타이밍 좋게 지삼선이 나왔고, 엄마는 역시나 낯선 지삼선이란 요리를 먹더니 아주 맛있어했다! 그리고, 대망의 양갈비!!!
엄마에게 잘 익은 양갈비를 통째로 전달하며, 박세리처럼 들고 뜯어보라고 했다. 엄마는 양갈비를 호호 불어가며 신기하게 쳐다보더니, 한입 크게 물었다. 그리곤...!
"아들, 이거 진짜 맛있는데? 꼭 돼지고기 같기도하고, 꼭 소고기 같기도하네?"
그렇게 엄마는 남아있는 양갈비도 빠르게 해치웠닿ㅎㅎㅎㅎㅎㅎ양갈비는 총 3쪽이 나왔는데, 보통 맛있지 않으면 엄마는 나에게 2쪽을 주었을 것이다. 근데, 엄마가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깐, 내가 2쪽을 먹을 수 없었다! 나는 다른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엄마에게 2쪽을 건넸다. 엄마는 역시나 "아들 먹어! 엄마는 배불러!" 라고 했지만, 남아있던 1쪽도 엄마가 먹어버렸닿ㅎㅎㅎㅎㅎ
엄마는 먹는걸 참 좋아하는데, 보통의 경우 자주 먹었던 음식들을 먹자고한다. 치킨, 족발, 보쌈, 피자 등등
근데 양고기는 엄마가 한번도 안먹어본 음식이었다. 엄마가 양고기를 먹으로 가자고 했을 때 내가 잠시 고민하고, 일정을 바로 잡은 이유는 엄마에게 '새로움'을 주고 싶어서다. 우리 엄마를 비롯한 위대한 어머니들은 보통 비슷한 루틴의 삶을 오랫동안 보내신다. 우리가 어릴땐 어리기때문에, 우리가 공부할땐 공부하기 때문에, 우리가 성인이 되어선 옆에 없기때문에, '새로움'을 느낄 기회가 없어진다.
나는 매번 똑같은 엄마의 삶에 어떤 새로움을 주고싶다. 어떤날에는 뜬금없이 백만원을 주면서, 엄마 옷 사입으라고 했었고, 어떤날에는 엄마 산책가자라며 이쁜 공원을 데려갔다. 양고기도 이런 느낌이었다. 엄마에게 새로움, 인생엔 집과 직장말고 엄청 재밌는게 많다는걸 함께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양고기는 대성공이었다!
*엄마는 다음날 설사를 엄청했다. 아마도 엄청 먹어서인 것 같다! 나는 설사를 안한걸 보니, 고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설사를 했음에도 엄마는 나에게 "아들, 우리 다음에 또 가자! 나 양고기 또 먹고싶어" 라며 다음 약속을 정했고, 엄마 직장동료들을 데리고 조만간 갈거라며 자랑을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