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선택-연애학] 우리는 오늘 헤어졌습니다.

괜찮아요. 그래도 가끔 만나요. 우리.

by 상처입은 치유자

"엄마랑 넷플릭스 볼래?"

"....음... 아니요."


잠깐의 주저함으로 아이는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말끝 미세한 진동이 공간을 가로질러 나에게 닿았을 때, 내 마음이 알아 버렸다.


'우리는 이제 헤어져 각자의 길을 가겠구나.'


아이가 태어날 때 두고 간 마음을 찾아갔기 때문이었다. 많은 것을 함께 했던 그 마음을. 너무 오래 나에게 있어서 내 것으로 착각했다.


아이의 마음 끝을 잡아보려고 했다. 지금 놓으면 영영 못 느낄 것 같아서. 얼마 안 가 나는 놓아주고 말았다. 손끝에 미련을 몰래 숨겨서.


가져간 마음의 크기만큼 내 마음을 다른 것으로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오만한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아직은 허한 마음이 애도를 하고 있다.


"그래. 그렇게 슬퍼하는 채로 있어도 괜찮아."

딱히 위로가 되지 않지만 습관적으로 말이라도 해본다. 마음이 텅 빈 만큼 메아리도 크다.


자기 마음을 가져간 아이도 아직은 어색하겠지. 새로운 세입자와 잘 지내길 바랄 뿐이다. 이젠 아이도 자기의 삶을 살아야할 테니까.


그런 나의 응원에도 내 마음이 휑한 것은 어쩌면 아이와 밀도 높게 엮어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이의 공간이 멀어질수록 우리 우주는 팽창하고 아름다운 빛을 품게 되겠지. 서로의 우주에 황홀해하는 우리 사이가 되길.


나의 글의 밀도만큼 비장하거나 슬프지만은 않다. 혼자된 이 순간, 아이와는 볼 수 없는 청소년시청불가 영화를 보는 자유로 채우고 있으니.


예전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살이 빠졌었다. 지금도 살이 빠지길 바라는 마음을 덤으로 올려 빈 마음을 채워본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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