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필수-사춘기어] 등교 거부의 진의 탐구

사춘기어의 불확정성에 대하여

by 상처입은 치유자

"학교에 안 가면 안 갔지 지각은 안 한다."


나는 도대체 내 아이의 사고를 이해할 수 없다. 학교 가기 싫다고 짜증을 내더니 지각은 왜 걱정하는 것인가.

체면이 온몸을 지배하는 사춘기라고 치자.


새벽 4시까지 놀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몸은 말 그대로 물에 젖은 솜일 것이다. (4시까지 논 사건은 기회 봐서 공개할 예정이다. 사실 별거 없다.) 얼마나 무겁겠는가 기분도 나쁘고.


5시에 겨우 잠들게 되기 전까지 평안할리가 있나. 감정의 찌꺼기를 내뱉는 의식을 했지. '울며불며 학교 안 가고 싶다~다 때려치우고 싶다.' 우리 아이에게 그 순간의 고통은 진짜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모진 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아이가 앵무새 놀이터를 만들며 흥얼거리고, 주방 간식칸을 수도 없이 열진 않을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직감했다. 생존 신호다.


물론 저 말의 무게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나에게 너무도 무서운 말이었다. 단지 몇 가지 상황으로 협박일 수 있겠다고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직장에 지각을 내고 아이를 학교에 넣어 놓기로 결심했다. 아이에게 밥을 먹였다. 미쳤지. 중학생한테 '비행기 숟가락 들어가요~' 했다. 그런데 또 넙죽넙죽 받아먹는 아이를 보며 피식했다.


8시 15분에는 내려가야 하는데 8시 17분이다. 엘리베이터는 또 멈춰서 있다. 1층에서 보니 비가 온다. 우산도 없는데. 그래서 말했다.

"엄마가 태워다 줄게."

"너무 교문 앞은 말고." 아.. 뭐야 내차가 부끄럽냐?


"나 안 늦겠지?"

'학교 가기 싫다는 애 맞냐?'라는 말은 삼켰지만, 내 안에 불안이라는 오지라퍼는 뭐라고 지랄지랄했다.


그 순간 감동적인 말을 들었다.

"너무 교문 앞 말고 여기, 여기서! 엄마 고마워요!"

문 쾅! 그렇게 아이 학교 보내기 성공.




등교거부는 정말 무겁게 바라봐야 한다. 아이가 그 말을 어떤 맥락에서 하는지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등교거부를 처음 들었을 땐 혹시 학교폭력인가 싶어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아이들이 물건을 잘 안 빌려주니?', '모둠활동할 때 아이들이 너와 하기 싫어해?', '네가 말하면 반 전체가 뭐라고 막 그래?' 이런 질문들. 그리고 용돈을 자꾸 달라고 하는지, 핸드폰 비가 갑자기 늘어났는지 몸에 상처가 있는지 등등 관찰을 했다. 맘 졸이며.




우리 아이는 좀 다른 경우라고 판단됐다. 나에게 협박하려는 것을 지금까지 대화로, 느낌으로 그리고 육아휴직 3년의 짬빠로 느꼈다. 하지만 혹시나 아이가 저런 말을 한다면 절대로 가벼이 여겨선 안된다. 특히 문을 닫고 들어가 부모와 대화를 거부하는 경우라면.


우리 아이는 대부분 문을 열어 놓고 나와 놀자거나 같이 자자고 하며 자기 방으로 매번 초대해 자기의 이야기를 듣고 놀아주기를 바란다. 물론, 나에게만 엄청 모진 말을 내뱉는다는 맹점이 있다.


사회적 기관인 학교를 안 간다고 했을 때, 그 느낌은 몸에서 모든 수분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또 머리는 말 그대로 하얘졌다. 그래서 나는 바로 상담을 신청했다. 도움이 필요한 일이다. 오늘 주제는 가벼이 시작했지만 여기에 도달하기까지 과정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


오늘도 겪어낸다. 집으로 출근한다.

그래..학교는 가야지.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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