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방문이 만들어준 너와 나의 자유
"엄마.. 나 어떻게 키웠어? 나 여관방이라도 좋으니 문 잠그고 하루 종일 자고 싶어. 언제쯤 잘 수 있을까?"
신생아가 1시간 30분마다 깨어나 운다는 사실을 몰랐던 내가 엄마에게 한 말이다. 역시 인간은 겪어봐야 안다. 그렇게 나는 '아이를 키운다'를 실전으로 배우고 있었다.
"금방이야." 우리 엄마는 짧게 대답했다. 영겁의 세월을 지나야할 것 만 같았다.
그 당시 나는 악몽을 자주 꿨다. 주로 아기에게 모유나 이유식을 줘야 하는데 가도 가도 집에 도착하지 않는 꿈이었다. 내가 없으면 이 아이는 굶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언제나 내 삶을 지배했나 보다. 그런 날은 일어나서 아이를 더 꼭 안아주었다.
"엄마는 네 옆에서 널 영원히 지켜줄 거야."
아이가 커서 나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쳐다봐주고 기다려주는 아이를 보는 것은 행복했다...라고 말해야 하나? 지쳐갔던 것도 사실이다. 육아휴직 2년 차. 문득문득 올라오는 "나는 누구인가?"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복직 적응이라는 명분으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4월의 어느 날, 벚꽃도 보기 좋게 피어난 날 아이를 처음으로 맡겼다. 그 두 시간은 아무도 없는 나만의 시간이었다. 그 적막하고 고요한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잊고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아무 계획 없이 갑작스레 이루어진 그 시간에 나는 티브이를 켜고 핸드폰을 보며 소파에 누웠다.
시간을 잡을 수 없는게 안타까웠다. 그 귀한 시간에 잠든 것도 속상했다. 그래도 알람소리에 일어나 부랴부랴 아이를 데리고 와야만 했다.
나는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아이가 미워서가 아니라 내 시간이 소중했던 것이다.
아이는 어린이집에 꼬박꼬박 보내는 나에게 배신감을 느꼈을까? 자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며 돌아서는 엄마의 뒷모습에서 삐져나온 즐거움을 보았을까?
이제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숨기지 못한 즐거움을 보았던 아이의 마음을 말이다. 그리고 아이가 자유와 행복을 갖고 싶은 마음도.
"엄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제발 방해하지 마. 나는 방해받는 게 너무 싫어. 엄마는 왜 내 시간을 방해하는 거야. 나 좀 내가 스스로 살게 내버려둬!"
라는 말을 우리집 10대는 서툴고 모진 말로 던질 뿐이다.
이제야 잊고 있던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문을 닫고 들어간 아이 덕분에.
단지 나는 아직 무엇을 할지 모를 뿐이다. 내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처음 보냈던 그 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