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너의 미래가 불안한가

내 인생이나 잘 살면 될 것을

by 상처입은 치유자

핸드폰을 보고 침대에 누워 있다. 다리를 4자로 꼬고, 아주 세상 편한 자세로. '하아... 세상 태평하구먼...'


무언가에 푹 빠져 있는 것을 얼굴 표정으로 만든다면, 딱 지금 우리 아이 표정이다. 절레절레.


그 순간, 내 머릿속 시냅스가 빛의 속도로 연결된다. '커서 뭐가 되려나.' 성대가 울렁거린다. 입술이 들썩거린다. 금방이라도 폭격이 시작될 기세다. 다행이다. 목젖 부근에서 잠시 멈췄다.


"크흡, 흠!"

괜히 한번 헛기침을 크게 내보낸다. 잔소리 대신이다. 잘했어. 요새 좀 연습하더니. 내 어깨를 토닥거린다.


가만 보면 이건 내가 불안할 때 나오는 조건반사 같은 행동이다. 말을 고무줄에 걸어 한껏 당긴 다음 출발시켜 상대의 고막에 청각적 자극을 명중시키는 것. 불안과 함께 나의 말은 밖으로 튀어나온다.


잠깐.. 가만 생각해 보자. 지금 누구 미래가 더 걱정인가.


사실 내 미래가 더 불투명한 것 같다. 이제 내 나이 50줄. 예전엔 몰랐던 몸속 장기가 어디 붙어 있는지 너무나 잘 알겠다. 기능이 상실되니 저마다 존재감을 종종 드러낸다.


매일 왕복 2시간을 운전해서 직장을 다닌다. 내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아 엑셀 밟을 때 뼈에서 '뚝' 소리가 난다. 그렇게 도착한 직장에서 나의 입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 코가 석 자다. 나도 내 몸 하나, 내 앞가림하는 데 벅차하고 있다.


그런데 왜 나는 뭐가 돼도 될 너의 미래를 불안해하는가. 너는 그저 다리를 4자로 꼬고 잠시 쉬는 것뿐인데. 그 평온함이 부러운 것 인가. 내 아이의 평온함에 부러움을 느끼다니. 아니면 평온하다가 평범해질까 봐?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내 미래도 알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고 말이다. 나나 잘 살면 될 것을. 누구를 걱정하는 건지. 참.


그나저나 오늘은 뭘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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