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봉날 1회로 본 영화가 몇 년만 인지.
(이럴 땐 사무실이 영화관에 붙어 있는 게 참 좋다)
#2
감독님이 하고 싶은 거 다 하신 느낌.
음악이 너무 좋은데
음악이 너무 '헤이리에 사는 부유한 인텔리' 스러운 느낌적 느낌.
#3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문학'과 다르고 '음악'과 다르다.
'어쩔수가없다'는 그런 '영화'만의 성취를 끊임없이 탐구한다.
보면서 내내 '그래 이게 영화지'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 감탄하면서 보고 있는 '은중과 상연'이 너무너무 '문학'스러운 것과는 대조적.
#4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는 '복수는 나의 것'인데
이 영화에서 풍자와 유머를 잘라내서 잘 세공한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수는 나의 것'에 나오는 대표적인 블랙유머가 신하균 누나와 옆집 백수들 사이의 일(?)인데
이 영화에 딱 그 장면 같은 유머가 넘쳐 난다.
그리고 '그래 너 불쌍한거 알아...그래도 어쩔 수가 없어...'라는 정서가 딱.
#5
많은 관객들은 갸우뚱할지도. 주인공의 마음에 쉽게 몰입하기가 쉽지 않을 듯.
그런데 난
너무너무 마음이 붙어 버렸다. 만수의 심정에.
영화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개봉 첫날이어서 그런지, 영화가 예정 시간보다 늦게 시작되었다)
살짝 기대했던 프로젝트가 까였다(?)는 문자를 받았다. 허.
#6
그 문자와 만수의 이야기가 아주아주 입체적으로 마음에 붙더라.
#7
그리고 다들 이병헌 배우의 호연을 이야기하지만
내 눈에 들었던 건 손예진 배우의 서늘함이었다.
상황을 감지하고 부인 미리가 다른 얼굴이 되는 그 순간.
아. 이 배우는 정말 아직도 할 이야기가 많구나.라는 생각이.
좋은 배우다. 정말.
#8
나이가 점점 들면서
'가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무겁고, 따듯하며, 전부가 되어간다.
어쩔 수가 없다.
#덧.
감독님의 악취미가 곳곳에 알알이 박혀있다.
와. 그 분재라니. 꼼꼼하게 만드셨네.
누가 그러더라. 편집하면서 감독님이 제일 행복해하셨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