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일백 프로의 전시기획

by 류임상

#1

요즘 전시 준비로 작가님들을 만나느라 분주하다. 하루에 2~3명 정도, 4명을 만날 때도 있고.


#2

작가님들을 만날 때마다

'저는 전시 기획은 90% 정도 해놓고 작가님들을 기다려요. 나마저 10%는 작가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채워 나가고요'라는 말을 덧붙이곤 한다.


#3

조금 무책임한 일 방식일 수 도 있겠지만, 종종 아니 아주 대부분 그 10%의 분량이 채워지는 그 순간이


#4

너무나 경이롭고 놀랍다.

무엇보다도, 작가님과 전시 사이의 다리가 놓아지는 순간이 너무 짜릿하고 즐겁기 때문이다.


#5

좋은 큐레이터는 빌더(Builder)가 아니라 세일러(Sailor)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전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좋은 전시'로 잘 갈 수 있도록 바른 길을 '알고' '이끄는' 역할을 수행하는.


#6

카리스마 있는 리더도 좋겠지만, 이런저런 이야기 들으면서 즐겁게 항해를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7

일백 프로의 전시기획이라는 말은 애초부터 없는 이야기이겠지만

조금 더 일백 프로에 가까워 지기 위해,

오늘도 내가 가진 생각을 비우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한다.

조금 더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채워 보려고 한다.

일백 프로의 전시기획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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