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전시(두려움일까 사랑일까) 리뉴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바로 ‘작품의 뒷면’ 공개였다. 누구나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소장자’가 아니면 알 수도, 볼 수도 없는 곳. 바로 작품의 뒷면이다.
#2
전시의 주제를 ‘작품’ 보단 ‘소장’에 방점을 찍었던 지라, 어떻게 하면 관람객들에게 ‘소장자’의 시점을 ‘경험’하게 할 것 인가를 많이 고민했다. 관람객들의 가장 높은 반응을 이끌어 낸 ‘수집가의 문장’도 그런 관점에서 출발했다.
#3
흥미롭게도, 이 생각을 발전시켰을 때 가장 고민했던 건 바로 ‘수집가’라는 단어였다.
#4
지금이야 ‘수집가’라는 말이 입에 붙어 큰 이질감을 못 느끼고 있지만, 처음엔 솔직히 ‘소장가를 격하시킨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다. ‘컬렉터’라는 표현이 있지만(그저 영어일 뿐인데 말이다) 너무 흔한 표현이라 일단 배제했다. ‘~컬렉션’이라는 타이틀의 유사한 전시가 의식 안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수집가’라는 말은 왠지 오타쿠(!) 같기도 하고…‘뭐 이런저런 이유들이 머릿속을 괴롭히는 가운데 조금은 도전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타이틀이 ’ 수집가의 문장‘이었다. 내용 역시 최대한 편하게, 읽기 좋게 구성하고.
#5
이제 전시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누적 관람객 수 10만 명. 오로지 '소장품'으로만 하는 전시는 개관전 이후 처음이었기에,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았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전시는 열렸으며, 나는 또 다음 전시를 고민한다.
#6
누군가 SNS에 '가장 가치 있는 만 오천 원'이라는 표현을 써 주셨다. 그거면 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