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안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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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조사했던 해당 산업군의 전반적인 현황과 관련 내용을 이야기하고, 발견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단편적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키오스크의 UI/UX를 개선하기에는 디바이스가 가지는 한계점이 분명하다. 이러한 기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키오스크가 더 대면 주문과 비슷하도록 인공지능(AI)이 추가된 키오스크가 나오고 있다.
1) 키오스크 + AI 음성 주문
키오스크 내부의 음성인식을 통해 대화 형식처럼 말로 주문을 진행하면, 디지털 기기 취약계층이 겪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단계별 주문 진입의 불편함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으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키오스크 전문 기업 비티원, AI 솔루션 전문 기업 머니 브레인이 합동으로 개발한 키오스크가 있다. AI 모델이 직접 안내하고 메뉴 선택과 결제를 도와준다. 딥러닝 기반의 입술 좌표 생성기술을 통해 실제 사람처럼 대화가 가능하다.
2) 안면인식을 통한 이용자의 성별과 연령대를 확인 및 접근성 확대 + 음성 대화 안내
AI 키오스크는 이용자가 기기 앞에 서면 안면인식을 통해 이용자의 성별과 연령대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키오스크 내 이미지, 활자 크기뿐 아니라 메뉴 배열을 이용자에게 맞게 조정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주문, 결제, 포인트 적립까지 음성 대화를 통해 안내가 가능해 누구라도 편리하게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연령층에 따른 최적화 방식으로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소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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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키오스크 + AI 안면 인식 결제 + 블록체인 기반의 커뮤니티 화폐
LG CNS 구내식당에서 안면인식 주문 결제 키오스크가 운영 중이다. AI 안면인식 기술로 직원의 신원을 파악한 후, 미리 등록된 블록체인 기반의 커뮤니티 화폐로 자동 결제된다. 모든 시스템은 클라우드 상에서 작동한다.
카드를 갖다 대거나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한 후 QR코드로 결제하는 기존 방식보다 더 간편하고, 불필요한 접촉을 없애 바이러스 감염 확률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준원 솔루션사업개발 담당은 "블록체인 기반의 커뮤니티 화폐가 AI와 만나 편리해지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활용할 것"이라며 "최근 비대면 기술 적용 분야가 늘어나면서 거래 신뢰성을 높여주는 블록체인이 더욱더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4) 안면인식 및 터치리스 키오스크 개발
이러한 음성인식뿐만 아니라 다른 방식에서 고객의 편리함을 이루려고 AI가 이용되기도 한다. 국내 시장에서 꽤 큰 점유율을 보이는 하나시스도 AI 주목하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을 탑재한 AI 주류 판매기, 손동작 추적을 통한 터치리스(touchless) 키오스크 등과 같은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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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향후에는 단순히 주문‧결제만 처리하는 단순한 키오스크가 아니라 키워드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분석, 추천 메뉴 서비스, AI 기술 등을 도입해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매장 서비스를 위한 정보통신기술(ICT)이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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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시장의 흐름은 AI와 연동된 키오스크가 사용자의 매장 이용을 도울 것이고 더 나아가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가 아닌 매장 관리 생태계 안에서의 역할로 전환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사용자들의 오프라인 매장 이용 행태도 바뀔 것이라 예상한다. 또한 이를 통해서 앞서 말했던 키오스크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AI와 키오스크의 결합으로 확장된 형태의 매장 관리 생태계 구축 가능성
사실 이 시장의 궁극적인 목표, 정점은 매장 내 무인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손님을 직접적으로 마주하지 않는다는 수준의 계산원이 없는 무인화를 넘어선, 매장 내 물류와 재고 관리까지 가능한 무인화 수준을 말한다.
현재 시장에서 이상적으로 보고 있는 무인화 매장은 2018년 1월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에 오픈한 아마존 고(Amazon Go)이다. 아마존 고는 '그냥 걸어 나오면(Just Walk Out Technology)'이라는 콘셉트를 가진 인공지능, 컴퓨터 비전, 머신 러닝, RFID 등 첨단 기술이 조합된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이다.
아마존 고 매장 입장 전에 어플을 통해 가입과 결제수단 연동을 진행해야 한다. 이후 매장에 들어서면 매장의 천장에는 수백 대의 카메라가 고객의 동선을 촬영하고 어떤 물건을 집고 구매하는지 파악한다. 고객은 물건을 집어서 매장 밖으로 나오면 고객의 스마트 폰 어플과 연동되어 자동결제가 진행된다. 매장을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 등 효율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는 이러한 기술 설비에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쉽게 상용화되긴 힘들어 보인다.
그렇지만 오프라인 매장들은 이 단계까지 향하고자 하고, 고객인 우리는 그 중간단계에 있다.
매장 내의 주문받는 주체가 공간에서 고정적으로 위치한 디바이스가 아니라 개인의 디바이스인 모바일로 변화된다면, 앞에서 말했던 키오스크 범용성의 문제, 뒷사람을 신경 쓰이는 심리적 불안감의 문제 또한 위생 문제 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키오스크의 대항마를 생각했을 때, 가장 유력한 것은 스마트 오더 시스템이었다. 스마트 오더, 모바일 오더 시스템의 예를 들면,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를 필두로 '배민 오더', '네이버 주문'이 있다.
1) 모바일 오더의 시초,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스타벅스는 2014년부터 '사이렌 오더'를 자체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고객이 모바일로 주문 메뉴가 준비되는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고 음료가 완료되는 것을 확인한 후 주문한 제품을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점이 키오스크와 다른 모바일 오더의 큰 장점이다. 또한 기존 대면 주문 시 받았던 진동벨 기능을 개인 기기 모바일로도 대체가 가능하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사이렌 오더 회원 수는 약 560만 명, 일평균 전체 주문량의 25%가 사이렌 오더를 통해 이뤄진다. 현재까지 누적 주문 건수는 1억만 건이 넘는다. 이를 보면 현재 많은 사람에게 모바일 오더가 친숙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우아한 형제들 '배민 주문'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에서 미리 주문과 결제를 한 다음, 매장에 직접 가서 픽업을 해서 가져올 수 있고, 가게 내에서도 먹을 수 있게 배달의 민족에서 작년에 시작한 서비스이다.
3) 네이버 지도를 기반으로 대형 플랫폼의 진입, 네이버 주문
대형 플랫폼 네이버에서는 '네이버 주문'이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오더 시장에 발을 들였다. 네이버는 널리(자료 찾기) 이미 사용자가 많은 네이버 지도라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기반을 다져 놨기 때문에 'N 주문'이라는 버튼과 기능을 추가하여 어렵지 않게 오더 시장에 진입했다.
업계에서도 장차 스마트 오더가 키오스크를 대신하는 새로운 주문·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실 이러한 리테일 시장의 비대면 흐름은 진행되고 있었으나,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의 변화 흐름이 급속도로 빨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비대면, 무인화로 변화하는 흐름은 바꿀 수 없을 것이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이 계산원에게 단일 주문하는 채널에서 키오스크, 모바일, 그랩 앤 고(Grab and go=Just walk out)등의 채널로 다양해질 것입니다. 또한 VR 및 메타버스의 발전으로 인해 또 어떤 채널이 생길지, 핀테크의 발전 및 가상화폐의 도입 등을 통해 결제 방식은 또 어떻게 다양해질지 궁금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 기술을 따라가는 사람이 있는 방면, 이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 소외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서 시작한 키오스크의 문제점들은 키오스크와 AI 결합, 스마트 오더 등으로 100% 해결되기 힘들다는 점도 압니다. 키오스크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시작해서 각기 기술의 발전으로 마무리 지으며, 해소할 수 없는 찜찜함이 들지만, 이만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추가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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