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란 없다

나의 호의가 상대를 곤란하게 만든다면

by 딘글맛집

나는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싫다. 그리고 그만큼 내가 받는 것도 싫어한다. 누군가는 말할 수도 있다. "그건 단순히 되갚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 아니냐"고. 하지만 나의 이유는 조금 다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무엇을 받았다는 것은 결국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누군가 내게 호의를 베풀면, 나는 그 사람이 기대하는 만큼의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 문제는, 그 기대가 내 마음과 다를 때다. 나는 그다지 기쁘지 않은데, 기쁜 척해야 할 때. 감동받지 않았는데, 감동받은 듯한 리액션을 해야 할 때. 그 순간의 어색함과 부담이 싫다.


그리고 이건 일방적인 문제가 아니다. 관계란 쌍방향이기에, 언젠가 내가 상대에게 부탁을 하게 되면 그 사람도 나처럼 같은 난처함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내 부탁을 거절하고 싶지만, 나를 생각해서 억지로 들어줄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순간부터 우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부담이 쌓인다. 나는 상대에게 미안해지고, 상대는 나에게 은근한 빚진 감정을 느낄 것이다. 이런 상황 자체가 싫다.


나는 처음부터 그런 가능성을 만들고 싶지 않다. 어떤 관계든 가볍고 자유롭길 원한다. 단순한 호의가 빚이 되지 않고, 무언가를 받았을 때 고민 없이 "고맙다"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경우, 받은 것은 언젠가 갚아야 할 무언가가 된다. 그게 돈이든 감정이든 관계든 간에. 그래서 나는 아예 받지 않는 쪽을 선택한다.


"받음"이 주는 무게를 알고 나니, 나는 "줌"에도 신중해졌다. 상대가 원치 않을 수도 있고, 혹은 나와 같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단순한 호의로 건넨 것이 상대에게 불편한 무게가 되지 않길 바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는 주지도, 받지도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이 방식이 너무 짜치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이 선택이 가장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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