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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리 Jul 20. 2022

퇴사를 앞둔 선배에게

손글씨 편지를 대신하는 인사

2021년 다이어리와 2022년 다이어리에는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두 가지 있어요. 

다이어리 표면에 각인된 영문자 HRDK와 다이어리 안쪽 포켓에 자리한 편지랍니다. 아마 이 두 가지는 제가 이 회사를 떠나지 않는 날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거예요.

지난해, 휴직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점심 식사를 같이 하고 돌아서는 길에 선배가 건네 준 편지.

꾸밈없이 쭉쭉 써 내려간 글 속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앞으로도 회사 생활의 힘겨움이 한계치에 다다를 때면 다이어리 안쪽 포켓에 들어있는 편지를 생각하며, 잠시 숨을 고르겠지요.


제2의 IMF가 도래할 것이라는 소리가 들리는 혼란의 시기에 퇴사를 결심한 선배를 걱정하지 않은 바는 아니지만, 항상 나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졌던 사람임을 알기에 만류하는 대신 지지와 응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어요.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일이 년쯤 지났을 때, 퇴사를 후회하는 마음이 들지라도 그 감정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말라는 거예요. 삶이란 말 그대로 생동하는 것이라 잠시 고난의 모양을 했을 뿐, 결국에는 선배가 이끄는 대로 잘 따라와 줄 거거든요.


많은 이들의 염려 속에 주체적 판단을 내린 선배를 지지하며..


마지막으로

조용한 몇 마디 말과 적당한 거리, 아름다운 여백이 가득했던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해주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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