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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영 Sep 15. 2020

내가 좋아하는 프로덕트 분석하기 - 애플뮤직

애플뮤직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까?

Q. 나의 최애 프로덕트는? A. 애플뮤직


프로덕트에 관해서 쓰는 것보다 최애 프로덕트를 하나만 꼽는 것이 더 어려웠다. 그 정도로 애정하는 프로덕트들이 많은데 결국 그중에서 애플뮤직을 선택했다. 애플뮤직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다른 이유들은 차치하고 정말로 내가 가장 자주, 오랜 시간 동안 이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 취미가 뭐냐고 물었을 때 음악 감상이라고 답하면 어쩐지 진부한 대답으로 들리지만, 진심으로 음악으로 즐기는 사람으로서 애플뮤직은 빛과 소금 같은 프로덕트였다. 현재 n개월째 패밀리 플랜을 사용 중인 나는 아직까지 애플뮤직을 해지할 생각이 없다.


요즘의 음악 차트란 마치 난봉꾼을 보고있는 것 같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중 가장 점유율이 높은 멜론마저도 요즘에는 점유율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형국. 실제로 멜론은 그동안 다양한 시비에 휘말려 왔었다. 음원 사재기부터 실시간 순위 차트 경쟁까지, 차별화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지만 K-POP의 과도한 스밍 문화에 지친 나는 조금이나마 그 경쟁 차트의 피로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노트북도 맥북, 스마트폰도 아이폰을 사용했던 내게 애플뮤직은 좋은 대안으로 보였다. 애플뮤직은 사실 서비스의 채널부터 차별화가 되어있다. 애플뮤직의 가장 무서운 점은 아이폰에 설치되어 있는 기본 앱(Preload app)이라는 사실인데, 이는 접근성 면에서 앱 스토어에 들어가 다운로드를 받아야 하는 다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는 이미 출발점부터 다르다. 


애플뮤직의 고객은 누구일까?


애플뮤직의 고객은 누구일까. 왜 많은 사람들이 애플뮤직이라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까? 이들의 고객은 기본적으로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소비하고 싶은 사람들일 것이다. 먼저, 이들은 비는 시간을 음악을 들으며 보내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비스에 가입하고 앱을 설치했을 것이다. 음악은 좋지만 찾아 듣기는 귀찮은 사람일 수도 있다. "음악을 듣고 싶기는 한데 무슨 음악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느끼고, 말하는 사람들. 이와 관련해서 우리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다. 뭔가 듣고 싶기는 한데 내가 뭘 듣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고. 듣던 음악에 싫증이 나서 이 장르 저 장르 찾아보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 찾아본 곡들이 썩 취향에 맞지 않아 이 총체적인 경험 전부가 번거롭다 느껴질 때, 사용자는 음악이고 뭐고 만사 피곤해진다. 애플뮤직의 고객은 음악은 듣고 싶지만 입맛에 안 맞는 음악은 듣기 싫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애플뮤직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


애플뮤직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가장 중점적인 문제는 사용자가 듣고 싶은 음악을 찾는  낭비하는 시간이 아닐까.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는 다운로드 시스템보다 적은 금액으로 수천, 수만 개의 음원을 감상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사용자는 선택의 고통 역시 떠안게 된다. 음악을 들을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시간을 마음에 안 드는 음악을 들으며 낭비하고 싶어 하는 고객은 없다. 결국 음악을 가볍게 듣는 사람들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디깅 하고자 하는 리스너들도 같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애플뮤직은 콘텐츠 속에서 혼란을 느낄  있는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애플뮤직의 해결책


우선 애플뮤직의 해결책을 하나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애플뮤직은 몇 가지 솔루션을 통해 사용자들이 음악을 선택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세이브해주고 있다.(탐색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애플뮤직이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은 뭘까? 다양한 솔루션이 있겠지만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봤다.


(1) 퍼스널 큐레이션, For you

첫 번째로 애플뮤직의 특이점이자 강점과도 다름없는 퍼스널 큐레이션이다. 애플뮤직의 하단을 보면 For you라는 탭이 있는데, 사용자는 이 탭에서 본인이 좋아할 만한 곡들을 취합해 놓은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할 수 있다. 애플뮤직은 사용자의 음악 선호도 정보에 따라 곡을 추천하여 매주 일요일-화요일까지 매일 업데이트를 해주는데, 업데이트 주기도 빠른 데다 상황별로 추천까지 해주어 상당히 유용하다. 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관심 아티스트의 신보가 릴리즈 됐다는 소식도 발 빠르게 전해준다. (사용자의 청취 습관과 좋아요 표시에 따라 업데이트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다소 독특한 점은 알고리즘의 큐레이션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큐레이션까지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A-List를 통해 사용자들은 애플뮤직의 전문 음악 에디터들이 매주 업데이트해 주는 플레이리스트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수작업한 리스트이다 보니 선별된 음악에 관한 배경 설명이나 짤막한 부가 설명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라디오 스테이션

어떤 고객들은 개인화된 큐레이션 리스트 중 무엇을 들을지 고민하는 것마저 선택이라 여길 수도 있다. 그런 고객들에게는 애플의 라디오 스테이션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24시간 재생되는 라디오 채널은 말 그대로 라디오 틀어놓듯이 그냥 틀어놓으면 된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듣고 싶은 장르 하나만 선택하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퍼스널 큐레이션과는 다르게 개인보다는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집단에 초점을 맞춘 곡들이 추천된다는 특징이 있다.


(3) 모두의 인기 차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듣는 음악은 나도 좋아할 확률이 높다.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퍼스널 큐레이션과 특정 집단에 초점을 맞춘 라디오 스테이션을 제외하고도, 인기 차트를 제공함으로써 선택의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 다양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미 제공하고 있는 기능으로, 사용자의 피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 차트를 과감하게 없앨 수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애플뮤직의 요금제

애플뮤직의 요금제는 월간 요금제, 연간 요금제, 학생 요금제, 가족 요금제로 나뉜다. 나의 경우 최대 4인이 사용 가능한 패밀리 플랜(한화 17,000원가량)의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월간 요금제의 경우 1인 기준 월 11,700원이 결제되는 셈인데 동일 조건의 오프라인 다운로드를 지원하는 국내 요금제 월 이용권 금액이 10,900~11,400원 정도의 금액에 포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큰 차이는 없다.


요금제의 가장 큰 차별성이라 하면 학생 요금제를 따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용권 제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옵션으로, 국내 서비스의 경우, 제휴 통신사가 프로모션 비용을 일부 부담하고 있어 통신사 제휴 할인에 초점을 맞춘 특가 이벤트를 상시 운영 중이다.



애플뮤직, 개선이 필요한 점


사실 개선이라고 했을 때 바로 두 가지 문제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첫 번째는 큐레이션이고 두 번째는 저작권 문제다. 먼저 알고리즘 큐레이션의 경우, 사용자가 선호도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지 않을수록 추천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애플뮤직을 가입하면 첫 화면에서 사용자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장르/곡 분위기를 선택하는 페이지를 제공해 선호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하지만, 사용자가 이 부분에서 평가를 제대로 실행하지 않고 넘어간다거나 이후 서비스 사용 시에 선호도 정보를 남기는 것에 소극적이라면 큐레이션의 정확성에는 한계가 발생한다. 애플뮤직이 이와 같은 문제를 타개해 나갈 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두 번째는 저작권 문제다. 애플뮤직의 저작권 이슈는 고객의 유입을 막는 한편 사용 고객의 이탈까지도 부추기고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한국 가수의 음원 수급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상, 위와 같은 고객 가치 실현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단편적인 예로 유통사가 카카오 M(멜론)인 음원은 애플뮤직에서 거의 만나보기가 어렵다.(아이유의 음악은 애플뮤직에서 들을 수 없다. 본인이 가수 아이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역설적이게도 취향의 일부 누락이 발생된다.)


그럼 이 저작권료 배분 문제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 현재 국내 음원 유통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은 음원 재생수가 많을수록 저작권자들이 더 많은 저작권료를 가져가는 구조이다. 이 말은 즉슨, 재생수가 적다면 저작권료를 정산받기 어렵다는 뜻이 된다. 음원의 총 재생수가 정산의 기준이 되면서 실시간 인기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유명 가수들은 경쟁에서 유리해지는 반면, 팬덤이 적은 가수들은 수익을 내기조차 어려워진다. 물론 이런 고민점을 해결하기 위한 종량제 음원 다운로드 모델(곡당 저작권료를 매기는 방식)도 있지만 국내든 국외든 이러한 모델의 구독자는 전체 이용자의 10% 미만에 미친다는 결과가 있다. 국내만 봐도 사용자 대부분이 비교적 저렴한 정액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정액제 모델이 훨씬 저렴하다고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다운로드보다 스트리밍의 단가가 더 저렴하기도 하다.)


국내 음원 유통사들이 애플뮤직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정상가'가 아닌 '판매가'였다. 국내 주요 사업자들은 월구독 서비스 이용 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런 할인 여부와는 관계없이 스트리밍 요금제의 '정상가' 기준으로 저작권자에게 60~70% 가까운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뮤직은 정상가가 아닌 '판매가(할인가)' 기준으로 수익을 배분하겠다고 공표했고, 국내 음원 유통사들은 이와 같은 방식은 창작자들을 쥐어짜는 구조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런 비난들이 정말 실효성 있는 비난일까? 하고 의심해 볼만한 부분이 있다.


첫 번째로, 애플뮤직은 첫 이용 시 3개월 무료 프로모션 외에 다른 할인 이벤트는 전혀 제공하지 않는 데다가 월 사용료가 이미 국내 음원 플랫폼보다 높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음원 유통사들이 기준으로 잡는 '정상가'부터가 애초에 비정상적으로 낮은 구조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국내 사업자의 경우, 스트리밍 전용 요금제의 가격이 7000원 선이다. 이는 애플뮤직의 최저 요금제인 11,700원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정상가라고 해도 가격 차이가 50% 이상 나는 구조인데(심지어 애플은 첫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제외하고는 상시 할인 이벤트도 없다)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창작자의 입장에선 오히려 음원 수익 배분률이 10% 더 높은 애플뮤직이 낫다.


애플뮤직의 음원 수익 배분률은 70:30으로, 70이 음원 제작/창작자에게 배분되고 유통사인 애플뮤직이 30을 가져가는 분배 방식이다. 반면 국내 유통사들의 배분율은 60:40인데, 방식만 놓고 보면 오히려 창작자들을 쥐어짜고 있는 쪽은 국내의 플랫폼 사업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뮤직은 저작권료 배분 방식의 차이와 업계의 견제로 아직까지 국내 음원 계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포티파이의 국내 서비스 런칭 소식까지 겹치면서 저작권 문제 해결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한 기사]

http://www.bloter.net/archives/258660

https://www.nocutnews.co.kr/news/4636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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