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F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는 기업-프로덕트 리서치 및 분석
월 거래액 700억 원 돌파(전년 대비 4.6배 증가)
누적 다운로드 1000만 돌파.
가입자수 750만 명 달성.
2020 상반기 누적 거래액 3600억 원.
검색창에 오늘의 집(버킷 플레이스)을 검색했더니 이와 연관된 기사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인테리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오늘의 집은 인테리어 스타트업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사실 처음에 PMF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는 기업과 프로덕트 리서치라는 과제를 받고 눈 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었다. PMF를 충족시켰는지 알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할 것 같았다. 라이브 세션에서 배웠던 고객유지율(Retention)과 이탈률(Churn rate)라던지, CAC와 LTV(?) 라던지.. 그런데 그런 데이터를 내가 얻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럼 나는 어떤 이유로 오늘의 집(버킷 플레이스)이 PMF를 달성했다고 생각했을까? 사실 시작은 앱 스토어 순위였다. 제품 시장 적합성을 만족한 기업이라면 일단 앱 인기순위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에(사람들이 많이 쓰고 찾는 앱이어야 했다. 그게 유료 앱이면 더 좋고) 앱 스토어를 실행했다. 스토어를 확인하다 보니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 스토어에서 모두 인기 순위 상위에 올라있는 앱들이 있었고,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게 오늘의 집이었다. 라떼.. 그러니까 자취하던 시절에 자주 이용하던 서비스이기도 했고, 코로나 이후 매출이 늘었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스쳐 지나가면서 오늘의 집은 PMF를 충족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추측인 건 나도 알고 있다(...)
그래서 라이브 세션에서 보았던 개념인 Desirable, Feasible, Viable에 초점을 맞춰보기로 했다. 고객들이 정말로 해결되길 바라는 문제인가?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질 수 있는 제품인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사업 모델인가? 이 세 가지를 충족한다면 PMF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1) Desirable 고객들이 정말로 해결되길 바라는 문제인가?
오늘의 집은 스스로를 원스톱 인테리어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있다. '누구나 예쁜 집을 꾸밀 수 있게 하겠다'를 목표로 이들은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기능이 집들이 기능과 노하우, 태그 기능이다. 오늘의 집 앱을 실행하면 남의 집으로 온라인 집들이가 가능하다. 노하우 탭에서는 사용자들이 직접 남긴 인테리어 노하우를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태그 기능을 통해, 온라인 집들이 중 마음에 드는 가구가 있다면 그냥 사진을 한 번 탭 하면 된다. 그럼 이 조명이 어느 브랜드의 조명인지, 모델명은 무엇인지, 가격대은 어떻게 되는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비슷한 상품은 뭐가 있는지 클릭 한 번에 수많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 기능들을 통해 예산이 부족한 사용자들도, 인테리어 감각이 없는 사용자들도 별도의 검색이나 비교 없이 손쉽게 집을 단장할 수 있다.
이게 정말로 고객이 해결되길 바라는 문제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래서 집들이 기능을 살펴봤다. 9월 10일, 작성일 기준 단 일주일 전에 올라온 집들이 게시물의 조회수는 87,000회에 달했고 스크랩 수는 1,863번에 가까웠다. 하트수는 1000개, 공유수는 750회 정도였다. 일주일 전에 올라온 게시글임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라 보기는 어렵다. 고객들은 어떤 이유로든 (단순한 호기심일 수도 있지만) 필요에 의해 스크랩을 하거나 게시글을 조회하고, 공유하였을 확률이 높다. Q&A 란은 내려도 내려도 끝이 없을 만큼 질문글로 가득했고, 인테리어 제품의 리뷰수 역시도 천 단위는 우습게 넘기고 있었다. 오늘의 집 앱은 구글, 애플 앱 스토어의 인기 차트에서 빠지지 않는 데다 '인테리어'라는 키워드로 검색 시 가장 상위 결과로 뜨는 앱이다. SNS 관련 공유, 후기글만 해도 수십만 건에 달한다.
여기서 포인트라 생각했던 점은, 이런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유저가 자발적으로 쌓고 있다는 점이었다. 오늘의 집에서는 사용자들이 본인의 집 사진을 공유하고 자신의 SNS에도 이중으로 업로드하며 셀프 인테리어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아주 큰 일조를 하고 있다. 오늘의 집의 콘텐츠를 살펴보면, 오늘의 집에서 자체 발행한 콘텐츠보다 유저들이 발행한 콘텐츠 양이 훨씬 많다. 이 정도면 오늘의 집은 고객들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고 있는 것 아닐까?
(2) Feasible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질 수 있는 제품인가?
오늘의 집은 콘텐츠부터 제품을 구매하는 단계까지 이동 단계를 줄여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어떤 단계를 거쳐 서비스로 구현되고 있을까. 먼저 시작은 아이데이션 보드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논의하여 기획한 뒤, 팀 아이디어 회의 단계에서 아이디어 별로 구체화된 기대치를 뽑아 이 정량화된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었는지, 왜곡되지는 않았는지 내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다. 이 단계를 통과한 아이디어는 전사 아이디어 회의로 넘어가 고객 가치 실현 관점에서 우선순위가 검토되고, CTO는 아이디어마다의 난이도를 구분하여 개발 공수를 여유 있게 산정한다. 동시에 실행 단계에서 변경될 여지를 열어둔다.
본격적인 기획, 디자인 단계에서 칸반 보드를 통해 실행 task를 관리하며 이 단계에서부터 개발, 기획, 디자이너 간의 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얼추 디자인 단계가 마무리되면 다음은 개발이다. CTO는 (개발 팀원들의 의견과 피드백을 참고해) 작업량을 재산출하여 지정된 업무를 일정 기한 내 수행할 수 있도록 담당 개발자에게 할당한다. 개발 팀원들은 어싸인된 작업을 기한 내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고 개발 도중 지연이 생긴다면 추후 회의에서 이슈와 프로세스 개선 방안에 관해 논의한다. 개발 릴리즈의 목표 주기는 2주 단위이며, 완료된 task는 QA 단으로 넘어가 품질 보증 단계와 수정을 거쳐 최종 배포되고 개발 사이클이 종료된다.
각기 다른 분야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팀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프로세스 단계 별로 빠른 실행과 수정의 단계를 거침으로서 신규 feature를 구현하고 기존의 기능들을 개선했다. 오늘의 집은 초기의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출발하여 커머스, 시공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고객에게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인테리어 전 영역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3) Viable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사업 모델인가?
솔직히 돈을 들여 자주 인테리어를 바꾸는 사람이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몇 달에 한 번 간격으로 공사를 하는 사람은 얼마 없다. 나도 인테리어에 아주 관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내 취향대로 집을 꾸미려면 몇 백은 우습게 깨질 거다. (취향이 없는 게 아니다.. 돈이 없는 읍읍 그래서 나는 오늘도 오늘의 집을 쓴다) 인테리어 사업의 특성상 텀은 발생될 수 밖에 없는데, 시공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지속적인 사업 성장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오늘의 집이 인테리어 관련된 정보와 실질적 구매를 한 큐에 해결할 수 있도록 종합 플랫폼으로 설계된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집의 주 수익 모델은 무엇일까? 우선은 커머스다. 오늘의 집은 커머스 사업에 유저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늘의 집은 유저들이 올린 인테리어 사진 속 아이템이 어떤 제품인지 알려주는 태그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마음에 드는 제품은 스크랩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통해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제품을 면밀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의 집은 이런 유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입점 업체를 선정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만 쏙쏙 골라 판매한 셈이다. 매출 대부분은 이와 같은 가전, 가구 상품들의 중개수수료에서 나오며(최근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중소 가구 업체들의 평균 매출이 10억에 달했다.) 유명 브랜드와 마케팅 협업까지 진행하며 광고 수익도 내고 있다.
가격 경쟁력 역시 빠지지 않는다. 일반 커머스 업체의 경우,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 프로모션 비용을 지출하지만 오늘의 집은 대부분 니즈가 있는 고객들이 유입되므로 구매 전환율이 비교적 높다. 동시에 주요 상품을 구성할 때는 사용자가 쉽게 구입할 만한 가격인 제품들을 우선 배치함으로써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 하지만 커머스만으로는 리텐션을 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오늘의 집은 '인테리어 콘텐츠'를 부각함으로써 사용자가 인테리어 하면 오늘의 집을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올해의 집 콘테스트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Final Review.
솔직히 말하면 시작부터 어려웠다. '내가 PMF를 달성한 기업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손에 쥔 정량적인 데이터도 없고, 그렇다고 피부에 와닿는 정성적 감(?)만으로 기업을 선정하자니 영 못 미더운 구석이 있었다. 여러모로 확신이 들지 않자 일단은 내가 자주 이용하는 프로덕트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오늘의 집을 리서치하게 되면서 기업의 문제 해결 방식과 사업 모델에 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의 집은 자체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개 수수료로 수익을 낼 것이라는 추측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나 역시도 동일한 방식의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고.) 하지만 커머스 사업 못지 않게 컨텐츠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 충성도 높은 고객층과 사용자들의 행동 데이터가 추후 사업의 확장과 서비스 고도화에 어떻게 실효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이번 리서치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참고한 자료]
https://brunch.co.kr/@bucketplace/14
https://ppss.kr/archives/200755
http://www.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