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2.Kimbieber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은 시간이 느리게 간다.
어딘가 붕 떠있듯 기분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몽롱한 상태로 둥둥 떠 다닌다.
생각들이 몸을 돌돌 감싸고 꼭 안기면 실타래 풀 듯 차근차근 굴린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은 시간이 느리게 간다.
옅게 밝아오는 창은 괜스레 차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계절감과는 또 크게 상관없다. 겨울도, 여름도 차다.
푸른빛이 몽글하니 잔잔하게 빛을 품어내면 꼭 솜사탕처럼 창밖이 부풀어 오른다. 그렇게 아침이 온다. 점차 붉은빛을 내뿜으며.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은 시간이 느리게 간다.
한참을 울고 난 후엔 초침 소리도 선명히 들리고, 침 삼키는 소리까지 들린다. 고요한 새벽엔 세상에 나 홀로 남은 것 같다. 그 기분은 쓸쓸하고 안정적이다. 안도감과 애잔한 마음을 한 움큼 양손에 쥐고 아침을 맞이한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은 시간이 느리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