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5
1.
내게 주어졌던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 마음들은 이윽고 시간이 흐른 이제야
발끝을 부둥켜안아 내린다.
2.
소리 없이 깊게 우는 바람은
누군가 곁을 내어도 멈추는 방법을 모른다.
그 시간들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숨만 물었다 뱉고를 반복한다.
3.
뿌옇게 안개 낀 시아 너머로
차분한 음성이 선명하게 보여온다.
4.
눈이 내려 녹아내리는 모습은
우리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며 속에 있던 깊은 감정을 쏟아내면
녹아 없어지는 눈.
꼭 우리 같다고.
5.
감정의 조각들은 발끝이 저려오는 것처럼
어느 순간 수면 위로 올라오지만
그 순간에만 버겁다.
6.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