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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작가 Dec 28. 2021

매년 처음 겨울을 맞는 것 같아

2021.12.27

1.

조금은 주리고, 까끌거림에 익숙해져야.

그래야 시린 겨울을 버틸 수 있지.


2.

알싸하게 부셔오는 빛이 눈을 질러오면

안간힘을 쓰지 말고 그냥 두기를.

원하지 않던 일들은 의도하지 않기에 늘 매섭지.


3.

작고 따뜻한 온도로 인해 다정한 기운이 돈다.

빙빙 주변을 두르며 따뜻해져도 코 끝은 시리고.

시린 코 끝을 시큰이며 주저앉아 울어본다.

그래, 겨울의 다정함이란.


4.

도톰하게 구를 듯 여러 겹 입을 수 있는 겨울은

눈만 달랑 남겨놓은 채 꽁꽁 숨기고 걷게 한다.

표정으로 드러나는 마음도 보이지 않게 되니

이 또한 다행일까.


5.

눈 내린 길은 아슬아슬 위태롭게 걷는다.

아름다움이 고슬 거리며 눈 위로 내리는데, 우리 위로 내리던 하얀 눈은 이내 발 피우며 녹아 없어진다.

매번 더 아름답고 아슬 거리게 피어나는

사랑하는 나의 눈 내리는 겨울.


6.

입김은 연기처럼 피어올라 감정 없이 사라진다.

원래 있던 걸까. 아니면 찰나의 감정 같은 것일까.

아무런 온도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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