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7
1.
조금은 주리고, 까끌거림에 익숙해져야.
그래야 시린 겨울을 버틸 수 있지.
2.
알싸하게 부셔오는 빛이 눈을 질러오면
안간힘을 쓰지 말고 그냥 두기를.
원하지 않던 일들은 의도하지 않기에 늘 매섭지.
3.
작고 따뜻한 온도로 인해 다정한 기운이 돈다.
빙빙 주변을 두르며 따뜻해져도 코 끝은 시리고.
시린 코 끝을 시큰이며 주저앉아 울어본다.
그래, 겨울의 다정함이란.
4.
도톰하게 구를 듯 여러 겹 입을 수 있는 겨울은
눈만 달랑 남겨놓은 채 꽁꽁 숨기고 걷게 한다.
표정으로 드러나는 마음도 보이지 않게 되니
이 또한 다행일까.
5.
눈 내린 길은 아슬아슬 위태롭게 걷는다.
아름다움이 고슬 거리며 눈 위로 내리는데, 우리 위로 내리던 하얀 눈은 이내 발 피우며 녹아 없어진다.
매번 더 아름답고 아슬 거리게 피어나는
사랑하는 나의 눈 내리는 겨울.
6.
입김은 연기처럼 피어올라 감정 없이 사라진다.
원래 있던 걸까. 아니면 찰나의 감정 같은 것일까.
아무런 온도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