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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작가 Apr 27. 2022

우동 한 그릇

2022.04.27 kimbieber

강릉의 작은 골목 어귀나 바다에서 멀지 않은 걸음에 있는 장소에 아주 작은 우동집을 하고 싶다.

동해는 늘 물이 일정하도록 애쓰는 기분이다.

바람이 불거나 주변에 영향을 받아도 무겁게 그리고 맑게 속을 비춘다.

그 다정하고 싶은 바다 근처에서 몸을, 마음을 뉘이다 온다. 울기도 많이 하고 생각을 오래 정리하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그곳에서 내가 받은 위로가, 그 바다의 다정함에 끌려 지금도 마음이 눅눅해지면 그곳이 떠오르나 보다.


우동집은 바 테이블로만 이루어진 눅눅하지 않은 나무향이 진득한 공간이었으면, 그리고 정말 배부르지 않은 양의, 튀김 고명대신 아주 귀여운 물고기 모양이나 조개 모양의 어묵들을 만들어 올리고자 한다.

간장으로만 옅게 맛을 내고 나무 식기로 조용히 다정한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공간.


따뜻한 국물 한 그릇 먹이고 싶다는 생각,

이제는 뚜렷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사계절 내리 생각나는 다정한 .

그리고 오미나차나 복분자차로 마무리.


 앞에는 린넨이 바람이 부는 날엔 무거이 흔들리고, 보리차나 돼지감자차를  주전자에 내린 물이 있는 .


혼자 와서, 둘이와서 술 마신 다음날이나,

간단하게 먹고 싶거나 이곳이 생각나는 날,

가볍게 걸어서 찾아올 수 있는 그런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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