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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작가 May 08. 2022

조각의 생각들이 모여 섬을 이룬다.

2022.05.08 kimbieber

조각의 생각들이 모여 섬을 이룬다.

날갯짓하고 어디선가 날아온 작은 덩어리들은

눈을 질끈 감았다 뜨니 이내 섬을 이뤘다. 두툼하고 여린 생각의 섬.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섬에는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다. 새도, 동물도, 작은 꽃도.

작은 씨앗도 뿌리를 내린 채 고개를 내밀고

간신히 숨 쉬다 잠든다.


모두가 잠드는 고요한 생각의 섬.

길을 잘못 들면 그 섬에 도착한다.

나는 한번  에서 헤맬 때면. 여지없다.


생각이 생각을 낳고, 떠오르는 질문이 네게 닿기도 전에 입을 문다. 물로 찰기를 더한 점토처럼 모여 그림자를 이루고 산처럼 커진다.

꼭 큰 무언가의 공허한 동물의 입속에 들어온 것처럼 공명만 이루는 것 같다.


감정들은 무겁게 가슴을 누르다가, 어느 순간 그것을 내려놓게 된다. 그것이 내려올 때 네가 같이 내려오던가.


마음을 지키기 위해 예리하게 잘라낸 마음은

안쓰럽다. 섬 그늘 안으로 숨는다.


조각의 생각들이 모여 섬을 이룬다.

혼자 남은 섬에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쉰다.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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