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올리브 여섯 알
비가 부어지면서 생각들이 씻겨 내려갔다.
머리를 굴려보아도 자연 앞에서는 도리가 없다.
양손에 쥐고 있던 일들을 놓지 못하고
틈새로 새어나가는 것을 보며 그리도 울었다.
밤새 울다가 아침이 되었는데.
그 아침이 얼마나 맑고 영롱한지.
잎사귀들은 그리도 푸르르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처음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식물들의 자연스러움과 평온함은
때때로 온전한 위로가 된다.
자연에서 많이 배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아주 작은 나는 참 작은 일에도 휘청이며 들썩인다.
일상은 매일이 같거나 조금 다르거나 하는데,
나의 감정은 그 안에서 요동친다.
감정을 아우르던 막 같은 무언가가 얇아진 느낌.
퍽 잘 울고, 잘 웃는다.
그리고 글로 남기고, 친한 이들과 감정을 나눈다.
부족한 나의 상처를 나눈다.
어릴 적부터 감정에 대한 날 것을 내놓는 것이 어려웠다. 한편으로는 일찍 시작한 직장생활의 이유도 있었을 터. 여리고 날이 선 나는 너무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