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과 퇴근을 하는 곳은 온라인으로 농산물을 파는 곳이라 종종 사무실에 먹거리가 넘칠 때가 있다. 한 달 전인가 노랑 수박을 받았는데 반을 잘라먹고 껍질이 남았다. 수박 껍질을 말리면 어떤 모양이 될까 궁금했다. 일주일도 안되어 껍질에 남아있는 수분은 날아갔고 어딘가로 타들어 갈 듯 쪼그라들었다. 마치 나무 없는 모래로 만든 산이 된 것이다. 한동안 내 자리 뒤에 창문틀에 두고 보았다.
이 산으로 뭔가 만들어보고 싶었다. 쪼그라들었지만 산이 된 수박 껍질. 액자로 기념하고 싶었고 산의 경계를 만들고 산 밑에는 신문 속 텍스트를 두었다. 그리고 쓰지 않는 동전을 쓰고 싶어 두었다. 빛에 반짝이는 동전.
제목은 <동산>
이것은 그림은 아니고 조각도 아니고 조립도 아닌, 내가 만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