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아기를 그리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정작 그림은 안 그리는 것 같아 반성의 일주일을 보냈다.
'그럼, 그리면 돼!' 하고 마음을 잡고 나니 반드시 그려야 할 기분에 좋은(?) 압박감을 느끼며 소재를 찾았다.
일주일 내가 보는 일상 속 풍경을 좀 더 자세히 보기도 하고, 폰 갤러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친구집에서 함께 놀았던 친구 아기 영상을 한참을 보았다. 신생아 때부터 앉고, 기어 다니고, 걸어 다니는 모습까지 앨범으로 모아놓은 나는야 친구 아기 덕후인가! 아기는 어쩜 이리도 사랑스럽고, 귀엽고, 깜찍하고, 예쁘고, 안아주고 싶을까. 그런데 왜 어른이 되면 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일까... 그래서일까 정작 나의 친구 사진은 갤러리에 한 장도 없다. 하하핫
그렇게 사진을 보다가 일본 사진집 <미라이짱>이 생각났다. 사진작가가 친구 딸이 너무 귀여워 1년 동안 기록한 사진집인데 10년 전에 봤던 기억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그 아기의 최근 근황까지 검색해서 보았다. 이 무슨 의식의 흐름인가... 도망간 나의 집중력을 다시 잡고 이렇게 된 김에 친구 아기를 그려보기로 했다.
가장 최근 모습을 보고 그렸는데 만화 괴짜가족에 나오는 고집불통 아기를 그려버렸다.
그동안 그리기를 게을리 한 나를 더 돌아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