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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라 Sep 01. 2024

그림일기(1)

보고 싶은 이모

지난 금요일 대학원 졸업식이 있었다. 기독교 선교사가 세운 학교라 축도에, 찬송가를 부르는 식순이 생경했지만 겸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졸업식은 총장의 축하 말씀을 가장 많이 할애하며 심플하게 끝났다. 2년 전 그저 큰 포부나 야망은 없이 다니고 싶은 마음에 대학원에 간 내 무모함은 2년 반 뒤 무사히 졸업하는 것으로 하나의 언덕을 잘 넘은 기분이다.


졸업식에는 부모님과 동생이 시간을 내어 와 주었다. 함께 사진을 찍다 보니 교정에는 나와 같은 졸업생과 그 가족, 친구들로 가득했다. 맑고 더운 날씨에 사진 명당에서 복작이며 저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는데 문득 오지 못한 나의 이모가 생각났다.


입학 후 엄마와 이모가 서울로 놀러 와 모처럼 교정에 가서 찍은 사진을 들춰보았다. 2년 뒤 졸업식에서 또 사진 찍자고 약속했지만, 이듬해 폐암을 발견하고 항암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셨다.

왼쪽, 이모와 엄마 - 오른쪽, 학위복 입은 엄마


대학교 졸업식 때 못난 내 태도로 멀리서 온 이모와 사진 한 장 제대로 못 남긴 죄책감을 대학원 졸업식에서라도 제대로 보답해 드려야지 생각했지만 이모의 폐암은 무서운 병이었다. 이모를 그리워하며 미안한 죄책감은 두고두고 기억해야겠다.


졸업날, 하늘의 구름 한 점 떠 있었는데 이모가 잠시 찾아와 준 것이리라, 이모 그곳에서 잘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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