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후 벌써, 한달이 지났다
#매일 글쓰기
'책과 잡화를 소개하고 팝니다' 라고 버젓이 홍보하고 있기에 이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책과 잡화를 잘 소개해보려 애쓰고 있다. 당연하게도 참 어렵다. 왜 북캐스터라는 직업이 있는지 알게 되었다. (처음에 직업네이밍 듣고 의아해했음 ^^;) 나의 감상 정도만이라도 잘 전달하고 싶은데 단어 선택부터, 시작과 끝맺음을 어떻게 정리해볼까 고민하느라 짧은 한두줄 소개문구 적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 차차, 잘 써지겠지?
#매출 0원
세번째 오픈주간, 이틀동안 책과 잡화를 한개도 팔지 못했다. 매출표에 0원을 적는데 기분이 묘-했다. 개인 작업하느라 시간은 참 금방 갔지만 그 하루가 참 뭐랄까,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날. 마냥 슬프고 안된 기분이 드는 건 아니고 정말 이런 날이 있구나 하는 놀람, 카페를 통째로 빌려 나 혼자 작업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드나드는 사람이라도 없었다면 조금 슬펐을지도 모르겠다. 흠, 장사란 무엇일까 -
#기다림
그러고보니 자영업자의 주된 일 중에 하나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 의심(?), 관심의 눈빛을 견디기? 버티기? 또한 주된 일 중에 하나.
사진 : 10월 남원 하늘이 너무 멋졌다.
#백발남녀
가게 안에서 요리조리 왔다갔다 하다가도, 책상에 앉아 작업하다가도 순간 밖을 멍하니 바라볼 때가 있는데 어느날, 자전거를 타는 백발 노인 부부(맞겠지? 남매일수도...)가 자전거 앞뒤에 앉아 가게 앞을 느리게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남녀 백발이라는 임팩트, 자전거인데도 굉장히 느리게 지나가는 것의 임팩트, 두분의 세상 다 산 듯한 표정의 임팩트가 어마어마 했다. 노인이 많은 곳에서는 웬만한 노인은 노인이라 보이지 않는데 그 두분은 정말 눈에 띄는 노인이었다. 느릿느릿 또 자전거를 타고 가게 앞을 지나가주셨으면 좋겠다.
#모르는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
손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때가 있다. 손님으로 처음 본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 친구 및 지인들의 방문으로 나누는 이야기 등 가볍게 스몰토크도 하고 타로도 보면서 본격 깊은 이야기도 나누는 등 여기서 나누는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신기하다. 모르는 사람과 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온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도 기록하면 좋겠다. (기억이 다 날아가기 전에 써야할텐데 ;;) 다양한 분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나의 이런 저런 모습을 보는 게 참 좋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거절의 기술
영업을 하는 곳에 영업을 하러 온 사람이 가끔씩 있다. 거침없이 말을 거는 그 분들의 용기가 대단하다 생각하긴 하지만 거절의 표현을 강하게 하는 게 어렵다. 종교 권유, 떡, 채소 판매 등 때문에 가게에 오는 (거의) 노인에게 '안 사요' '안 믿어요' 라고 똑부러지게 말해야 되는데 '아이고, 괜찮습니다 하하하' 어색하게 말하는 나다. 다음엔 좀 똑부러지게 무표정으로 말해봐야지!
#그리운(?) 지리산
지리산 자락이 바로 코앞인데 그 근처에 가본 건 차를 가지고 놀러온 지인 덕에 갔던 한번 뿐이다. 지리산에 자주 가고 싶은데 가질 못한다. (서울에 있으면서 63빌딩 한번도 안 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니네 ;;) 아무튼 오픈 전과 후에 잠시 갔다오고 싶어도 교통편이 참 아쉽다. 하루 완전히 시간을 내어 혼자 산을 가기엔 초큼 무섭다. 그래서 추어탕을 자주 먹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볼까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아니올시다. 못가니까 더 자주 가고 싶어진다. 그래서 내년에는 작은 차를 마련해볼까 한다. 하지만 냉난방기 구입의 10배 정도 힘든 고민이 또 시작될거라 생각하니 한숨이 쉬어지네 후---히---하---호--- 쏘카와 그린카가 남원에도 생기면 이 고민 안해도 되는데... ^^;
사진 : 가게 오픈 후 처음 가본 지리산 둘레길 주천 코스
10월의 마지막. 여백의 미를 가득 안은 체 오픈한지 한달이 되었다. 앞으로도 시간은 이렇게 잘 가겠지. 말도 안되는 이상한 메시지도 받아보고 벌써 정겨운 공간이라는 칭찬도 들어보고, 남원에 가면 이곳에 가보라는 포스팅도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든다. 11월 몇가지의 일이 정리되는대로 책가게 첫 모임을 열 것이다. 일단, 내가 해본적 없는 것으로 시작해보고 싶다.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기대되면서도 걱정되는 단짠단짠 기분이 이런 건가? ㅎㅎ
어이쿠, 그전에 월동준비부터 서둘러야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