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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라 Mar 31. 2017

세대-론을 같이 갚을 수 있다면  

[일상기술연구소 S2]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는 기술_심화연구편

일상기술연구소 시즌2 두 번째 기술은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는 기술입니다. 첫 번째는 차이를 뛰어넘는 대화의 기술이었는데요. 연달아 뛰어넘게 생겼습니다. 


으---샤 :)

flickr.com/vaulting horse man by skyseeker/cc-by

두 번째 뛰어넘을 기술을 연구해주신 분은 진저티프로젝트의 서현선, 김빛나 두 분이었는데요. 

진저티프로젝트(gingertproject.co.kr)는 비영리단체의 지속 가능한 일하기를 연구하는 컨설팅 그룹입니다. 특히 다른 세대가 함께 일하려면 이해해야 할 세대별 특성을 분석하고, 또 그 차이를 뛰어넘기 위한 방법들을 연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 

기술자 두 분도 각각 X세대, 밀레니얼 세대이다 보니 세대별 차이에서 비롯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본격적인 기술 전수까지 방송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일상기술연구소 심화연구를 위해 책이 아닌 영화 두 편 추천해주셨어요. (얏호-) 바로 작년 12월 개봉해 지금까지도 인기 있는 '라라랜드(LALA LAND)'와 2014년에 개봉한 '프란시스 하(Frances Ha)'입니다. 


과연 저와 제책임, 금고문은 이 두 편의 영화를 보고 어떤 이야기 나눴을까 궁금하시죠? 




처음으로 책이 아닌 영화 이야기로 즐겁게 수다(?)를 나눈 방송을 들었는데 어랏, 왜일까요? 

희한하게 헛헛한 기분이 듭니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세대-론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비슷한 시기에 나고 자란 사람들이 갖는 ‘어떤' 경향성에 따라 세대 앞에 이름이 붙여집니다. 한국은 출생 연도를 기준으로  흔히 베테랑 - 베이비붐 - 386 - X - 밀레니얼 - Z 로 나뉘더라고요. 또한 사회 이슈에 따라 88만원 세대, 58년 개띠 세대 등 세세하게 나누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저는 무슨 세대일까요? 세대별 특징과 제 개인의 특징을 보니 밀레니얼+88만원+X+Z='혼합시리얼 세대'라 (제 마음대로) 정했습니다. ^^; 


아무튼 이렇게 여러 세대가 동시대를 살고 한 조직에서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함께-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동료의 세대적 특징과 관점을 안다면 어떨까요? 마치 사회적 혈액형을 아는 느낌이지 않을까요? 조직생활의 괜찮은 팁일 것 같습니다. 단, 세대를 안다고 해서 한 사람을 안다고 퉁-치는 건 금물이겠죠. 한 사람을 설명할 토대는 가족 관계, 또래 집단, 나고 자란 지역, 교육 환경, 본성 등 다양한 (수치화할 수 없는) 것이 섞여 있을 테니까요.  


재작년 우연히 참여한 워크숍에서 책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를 읽고 그룹별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는데 누군가 "일도 해야 되고 세대도 뛰어넘어야 하다니! 그냥 혼자 일합시다. 하하하"라고 우스갯소리로 한 말씀이 기억이 남아요. 그만큼 차이를 알고 이해한다는 건 머리로, 말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도 일터에서 실행하기 너무(x100) 어려운 일이겠지요. 암요, 그렇고 말고요. 


2015년 이 책을 읽는 워크숍에 참여한 기억이 새록새록


공통의 것과 개별의 것이 혼합되어 그 사회의 특징이 생길 텐데, 시대별로 다르다는 걸 기본값으로 인지하지 않으면 세대 갈등이라는 뉴스는 매일같이 보게 되겠죠. 우린 모두 나이를 먹을 것이고, 물러나야 할 세대와 들어와야 할 세대 사이에  차이는 언제나 생길 것이니까요. 그러니 (당연하겠지만) 맞고 틀리고의 이야기로 세대 차이를 바라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에서 더 나가지 말아야겠구나 주의하려고 합니다.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고 다가가려 애써 무리하면 골은 더 깊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는 헛헛한 기분은 어쩌면 빚진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누구에게 어떤 시대로부터 뭘 받았는가 라고 물으면 정확히 뭘 받았다 답할 수 있는 빚은 아닙니다. 살아가면서 저도 모르게 차곡히(?) 쌓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시대적, 사회적 산물의 빚일 테니까요. 이는 저도 더 이상 동시대에 '진입할 세대'가 아닌 '진입한 세대'가 되었다는 증거일지로 모르겠네요. 


저의 이 빚진 기분을 어떻게 하면 상쇄할 수 있을까요? 정해진 답은 없겠지요. 제가 살면서 알아봐야 할 숙제가 또 늘었습니다.(일상기술연구소 할 때마다 숙제가 느는 건 제 기분 탓이겠죠... ^^;)


그래도 가늠하건대, 윗세대가 아래 세대를 위해 갚아야(물려줘야) 한다 가 아니라 상호작용하며, 각자 느낄 수 있는 만큼 갚으면 좋겠습니다. 살아가면서 응당 갚아지는 것일 수도 있겠고요. 그렇지만 시대가 달라지면 갚아야 할 빚이 또 생기는 반복은 피할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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