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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라 Jul 05. 2022

2022년 5월 일하고 공부한 일기

공차고 공부하고 

#세번째 풋살모임  

남원에서 풋살을 시작한 후 이 운동의 매력에 빠져 계속하려고 노력 중이다. 여기로 이사 오기 전에 여자 풋살 모임을 찾아 어렵사리 체대 분위기 속에서 배웠고, 이사 오고 나서 짐 정리도 하고, 동네 길도 익숙해지면서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풋살 모임을 찾아보았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으로 만든지 5개월 된 신생 여자 풋살 모임을 찾았다. 가입 문의를 넣고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후 새로 풋살화도 장만했다. 안내를 받은 일정과 장소에 처음 가서 몸을 풀었다. 몇 개월 안 하다가 오랜만에 하려니 패스도 요상하고, 연습 게임에서도 우왕좌왕 달리기만 하였네. ^^; 신생 모임이지만 멤버가 꽤 많았다. 자기소개도 하고 중간에 쉬는 시간 때, 기존 회원들이 나를 비롯해 같이 온 신입 회원들에게 스몰토크를 걸어주어 긴장을 풀어주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어디 사냐고 물어봐서 연희동에 산다고 하니, 대뜸 어떤 브랜드 아파트 이름을 들며 거기 사냐면서 화색을 표했는데, 순간 좀 난감해졌다. 큰 의미는 없이 그 아파트 단지가 크니까 물어본 걸 수도 있지만 왜 당연하게도 아파트에 산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위화감이 들어서 난감해졌던 것일까 ;; 아무튼 그 근처에 산다고는 대답하니 그러냐 하며 대화는 끝났다. 어느 지역에 산다는 것이 어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각자 삶이 바운더리에서 얘기하는 걸테니.  

5월의 첫날, 푸르른 날 푸르게 푸르게 풋살을 하였다

매주 같은 장소에서 풋살을 하는 게 아니라 간간히 장소가 바뀌기기도 했다. 풋살 모임은 많은데 인기 있는 구장에 예약이 몰리다 보니 모임에서 예약 성공한 곳이 다를 때가 있었다. 그 중 월드컵 공원 내 풋살장은 처음 가봤는데 따릉이를 타고 갈 수도 있어서, 이렇게 자전거로 어디든 다니면 좋겠다 하는 상쾌함(!)을 느끼며 가고 있다. 월드컵공원은 예전에 쓰레기 소각장이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녹지가 푸르렀다. 그 속에서 팀플레이로 풋살을 하는 재미를 알아버렸으니 꾸준히 해야지, 다치지 않고 말이다.  


#대학원_중간고사

중간고사 시즌이 도래했다. 사지선다나 논술 같은 시험이 아니라 강의를 통한 자신의 연구계획서를 내는 것으로 중간고사를 갈음했다. 내가 듣는 강의 두 개 중 하나는 오픈북으로 배운 것을 확인하는 원페이퍼 시험이 추가되기도 했고. 중간고사 뿐만 아니라 틈틈히 사례 발표에 리뷰페이퍼 등 숙제도 조금씩 추가되었다. 이렇다보니 왜 직장 다니며 대학원을 다니는 게 무모하다고 이미 겪은 분들이 얘기하는 건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연구할 주제를 찾고 자료를 알아보면서 사유하는 힘을 키우는 것은 너무도 재밌지만 자칫 직장 일이 바쁘거나 할 때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풋살을 열심히 하여 체력을 길러야지 >.<) 연구계획서도 일하면서 보긴 했지만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건 다르니까 어떻게 적어야할 지 고민되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기도 하고, 논문도 보고, 교수님과 면담을 통해서 조금씩 이해하고 내가 강의를 통해서 무엇을 연구하고 싶은지 나의 관심사를 통해 정해보았다. 문화예술마케팅 수업에 낸 연구계획서는 출판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북클럽' 마케팅을 알아보고 독서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독서문화 활성화의 방안을 제시한다고 거창하게 주제문을 썼다가 교수님과의 면담을 통해 주제를 좁혔다. 그리고 미디어산업과 법제 수업에 낸 연구계획서는 최근 내가 굉장히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 사이버렉카를 주제로 한 연구계획서를 내었다. 이렇게 계획서는 내었는데 다가오는 기말고사 때 보고서를 과연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이 계기로 내가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깊게 들여다보는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고민 끝에 대학원에 들어오기로 한 나의 결정에 내가 안도했다고나 할까.  


#알바 그리고 알바, 새로운 일  

책방 계간지가 무사히 잘 나왔고, 홍보도 일단락 되면서 2월에 얘기한 3개월 알바 기간이 4월로 끝났다. 직원으로 더 일하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이미 4월 중에 다른 일들을 하반기에 계획한 것이 있어서 4월까지 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기 전까지 주2일 정도는 프론트 업무, 도서전 행사 등으로 도와주기로 하여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일 하나가 마무리 되면서 다른 일을 시작했다. 예전에 일했던 직장에서 공익활동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취합해 큐레이션하여 업로드하는 아카이브 멤버를 모집한다고 하여 공부와도 연결될 것 같아 신청했다. 한달에 두 건 정도 아카이브 가이드에 따라 정보를 찾아 업로드하는데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 큐레이션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이 또한 인플루언서, 미디어와 연결되겠다 하는 예감이 들었다. 어떤 시장이 또 생기겠는데.. B2B SaaS(business-to-business Software-as-a-Service,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같은 네이밍처럼 말이다. 채용공고들을 보면 새로운 직업 네이밍을 보게 되는데, 들여다보면 이미 이전에 해온 일들인데 이름을 새로이 만든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경리라고 했던 뭔가 알 듯하지만 자세히는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직업 혹은 직책명이 CS라던지, CTO라던지 있어 보이는 네이밍을 짓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일의 범위가 점점 세분화되니 이런 업무 네이밍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고, 내 일을 전문적으로 호명하는 것,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나 업무 경계가 모호할수록 네이밍이 더 필요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부모임_도공디공(aka. 도시, 공간, 디자인, 공부)

5월은 경상남도로 향했다. 지금은 통합창원시로 묶어진 마산, 창원, 진해(aka.마창진)의 도서관을 돌아보았다. 창원은 내가 다닌 대학이 있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가도 익숙한 기분이다. 수 년간 생활의 기억이 무섭단 말이지.. ㅎㅎ 새로 지어진 학교 도서관이 멋지다는 얘기를 들어서 한번 가보려다가 시간상 못갔는데 다음에 가게 되면 대학 교정도 둘러보고 싶다. 


서울, 남원, 전주에서 온 멤버 세명이서 마산 지혜의 바다 도서관, 학문당(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서점), 진해 기적의 도서관, 진해 보태니컬 식물원을 둘러보았다. 특색들이 뚜렷하니 돌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큰 체육관을 리모델링한 박물관 같은 도서관(지혜의 바다), 옛 젊은이들의 거리를 지키는 서점(학문당),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도서관(진해 기적의 도서관)이 조금 더 많아져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합 창원시 중심으로 창녕군 사천군, 고성군, 밀양군, 함안군, 김해시가 생활권으로 묶이는데 이 지역들과 연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야 문화적 자본을 지역 청년, 청소년들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인구소멸을 피할 수는 없으니 거주하고 있는 생활인들의 일상이 풍요로울 수 있는데 지원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 도서관, 체육관, 자전거 교통이 기본이 되면 어떨까. 

미라클 모닝과 미라클 도서관 간 연결고리를 찾아보면 재밌겠다


4월에 큰 결심으로 시작한 아침의 여유는 5월에도 아침 메이트와 운동으로 드문드문 이어지다가 밤의 음주(!) 여유로 급 전환되었다. 이내 다시 돌아가야지. 루틴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건 아니니까. 조급해지지 말지어다. 


(6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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