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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영 Mar 18. 2021

르완다. 생각이 사라진다.

카페에서 멍 때리기


어두운 밤이면 별빛은 더 깊어진다.
다 지나간다. 다 잊혀진다.
상처는 아물어 언젠가는 꽃으로 피어난다.
다 지나간다. 모두 지워진다.
시간은 흐른다. 상처는 아물어 사라진다.

다 지나간다 - 김윤아





카페에 앉아 조용히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김윤아의 노래 중 '다 지나간다'가 떠 계속 읊조리게 된다.

다 지나간다. 시간은 흐른다.
상처는 아물어 사라진다.

르완다에서 간의 정적 속에 내가 멈춰져 있는 느낌을 종종 받았다. 마치 시간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랄까. 시간이 천천히 여유롭게 흘러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머릿속에 생각들 사라지는 게 느껴다. 처음 이 느낌을 받았을 때는 무서웠다. 돈 주고 멀리까지 와서 뭔가를 정리하고 뭔가를 남기고 가야 하는데 사라진다는 게 낯설고 돈이 아까운 느낌이었다.

여행 중에는 생각이 사라진다는 게 어떤 것인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몰랐다. 그런데 여행 후 일상으로 돌아오니 생각이 사라진다는 게 무엇인지 알았다. 그리고 어떤 걸로도 대체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다음부터 난 생각이 사라지는 걸 좋아한다.
생각이 사라진다는 건 생강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정리가 되는 것이었다. 정리가 된 이상 그 문제로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난 멍하니 있다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에서는 열심히 일을 했는지 멍하니 있다 보면 생각이 정리가 된다. 정리된 생각이 나에게 필요하다면  머릿속에 남아있고 필요가 없다면 사라졌다.

난 생각의 사라짐이 좋다.

쓸데없는 생각들로 가득 찬 머릿속이 정리가 된다.
르완다 여행에서도 난 머릿속을 엄청 비웠다.
좋다. 좋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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