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해서 서점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서점을 다니기 전까지 책을 판매하기 위해 그렇게까지 다양한 업무가 필요한 줄 몰랐다. 내가 한 권의 책을 읽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었다고 어른이 아니듯이 책을 읽는다고 다 교양 있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다. 어른인 척하는 사람, 교양 있는 척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곳이 서점이라는 걸 일하기 전에 몰랐다.
그래서인지 일할 때는 서점이라는 공간이 점점 싫어졌는데 일을 그만두니 서점이 다시 좋아진다. 역시 일과 취미는 멀어질수록 좋다.
난 책이 주는 기분 좋은 느낌이 좋다. 들어갈 때의 긴장감과 나올 때의 여유로움을 즐기기 위해 나는 서점을 자주 간다. 여행지에서도 웬만하면 서점을 간다. 그리고 책을 구입한다. 책은 좋은 기념품이 되어 준다.
르완다에서도 첫 번째 나들이는 서점이었다.
언덕에 자리 잡은 서점은 전망 좋은 카페로 더 유명한 곳이었다. 캐나다인 주인 때문인지 르완다 아닌 듯 르완다 인 서점이었다. 영어, 프랑스어, 현지어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서점을 한 바퀴 돌아보고 직원에게 가서 르완다 작가의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당황해하면서도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었다. 덕분에 르완다 동화책, 르완다 내전과 할레에 대한 그래픽 노블 책, 이쁜 프랑스 동화책까지 해서 총 6권을 구입하였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르완다의 낮은 하늘을 마음껏 바라보았다.
그 후 그 서점은 나의 단골집이 되었고,
책 구입은 르완다에서 기분 좋은 첫 사치가 되었다.
르완다는 서점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북카페가 많이 있다. 많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괜찮은 카페가 있다고 하면 바로 채비를 하고 나설 정도로 카페를 사랑했고 르완다의 풍경을 사랑했으며, 르완다의 일상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