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르완다의 하늘이 참 좋다.
르완다의 하늘은 한국의 하늘보다 낮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한 거리감이다.
높은 건물이 없는 르완다는 어디서 보든 맑은 하늘이 끝까지 보인다.
르완다에 머물고 동안 하늘은 마음껏 보고 있다. 그냥 하늘을 바라만 봐도 좋다.
새로운 직장생활에 적응하면서 많은 것이 익숙해져 갔다. 생활도 많이 편해졌다. 사회생활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감추는 습관이 생겼다.
미처 꺼내지 못한 나의 모습들이 여기저기 남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다. 혼란스러웠고 복잡했다. 어떻게 자리를 잡아야 할지 감이 오지 않은 채 나를 여행을 떠나 왔다. 며칠간 말없이 하늘을 바라보았을 뿐이었는데, 하늘이 어찌 내 마음을 알았는지 조용히 날 위로해 주었다. 그 위로에 내 마음이 정리되었다. 나에게 필요했던 건 작은 위로였다.
처음 알았다.
하늘이라는 게 이렇게 포근하다는 걸.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마음이 편해진다는 걸.
친구와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가면서 하늘을 또 보았다.
하늘까지 쭉 뻗은 수많은 산의 선들은 그 평온함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역시 좋다. 잠시 고개만 돌리면 휴식을 취할 공간이 생기는 놀라운 곳이 바로 르완다다.
그래서 슬펐다. 아직 르완다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난 벌써 난 르완다가 그립다.
서울로 가면 높은 건물들 틈 사이에 갇혀 쳇바퀴 돌 듯 살아갈 것인데..
서울로 가면 하늘을 볼 여유를 나에게 줄까..
르완다를 떠나기 전에 더 많이 하늘을 담에 가야겠다.
카메라에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에서 잊히지 않게 눈으로 많이 담아야겠다.
정말 르완다는 하늘만 보고 가도 후회하지 않을 나라이다. 정말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