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가져다준 즐거움
사파리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마호로 경기장이 있어서 구경을 갔다.
키갈리의 전경을 바라볼 때 가장 좋은 점은 딱 뜨인 경치이다. 높은 건물들이 많지 않아 정말 시야에 걸리는 것이 없다. 눈이 저절로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인지 높거나 넓은 건물은 눈에 띄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아마호로 경기장이었다. 넓은 경기장은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었다.
건물을 경비하시는 분에게 구경을 해도 되는지 양해를 구한 뒤,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아마호로 경기장은 큰 경기장과 작은 경기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작은 경기장에 불이 켜져 있었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둘러보러 갔는데 배구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한다고 몸을 풀고 있었다. 배구 경기 관람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키칼리에서, 정말 경기장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길리를 여행하면서 워낙 외국인이 많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나를 신경 쓰는 느낌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그래서 더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다닐 수 있었는데, 경기장에 들어간 순간 나는 향해 쏟아지는 시선이 너무 따가웠다. 레게머리의 작은 동양인이 관광지가 아닌 스포츠 경기장에 나타난다는 게 신기했던 모양인지 여기저기서 자꾸 쳐다본다. 뭐 시선도 즐겁게 즐겨야 여행인거지하면서 천연덕스럽게 사진까지 찍었다.
경기장을 구경하고 앉아서 선수들 몸 푸는 걸 구경하는데 생각 이상의 스매싱 파워에 경기를 관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특히 파란색유니폼의 5번 선수의 파워가 진짜 멋있었다. 소리가 진짜 환상적이었다. 파란색팀과 하얀색팀이 있었는데 실력은 파란색팀이 월등하였다. 쉽게 이길 거라 예상했는데 파란색 팀의 잦은 실수로 겨우 승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겨서 즐거웠다.
파란 팀의 4번 가드와 5번 공격수는 정말 잘했다. 진짜 멋있었다. 멋진 경기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