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공간은 전략이다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와 공간기획 직무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주어지며, 건축 설계사에서의 ‘설계를 위한 공간 기획’이 아닌, 브랜드의 철학과 무드를 전달하는 하나의 미디어로서의 공간 기획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와 공간의 관계를 다룬 여러 책을 가볍게 읽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공간은 전략이다』가 눈에 들어왔다. (빠르게 읽어내려갈 수 있음에도 인사이트가 크다)
이 책은 단순히 ‘매출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을 담고 고객과 감성적으로 관계 맺는 오프라인 공간이 어떻게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고 가치를 전달하는지를 다룬다. 8가지 공간 전략을 구조화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공간 안에서 어떻게 구현하는지를 ‘사람·문화·소비심리’의 맥락에서 해석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기획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사례들이지만, 그 이면의 전략적 배경을 깊이 이해해야만 적재적소에 응용하고 벤치마킹이 가능한데, 각 파트의 해석이 큰 인사이트로 다가왔다.
p.56 — “일상성은 브랜드와 일상의 경계를 허문다”
책에서는 ‘르메르’, ‘현대카드’, ‘데스크’ 등 잘 알려진 브랜드들의 공간이 왜 편안하게 느껴지는지 설명한다. 이들은 제품 중심의 매장이 아니라, 방문객이 편안함과 익숙함을 느끼는 일상성이 구현되는 공간을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이런 일상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방문객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방문하며,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브랜드의 경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며 ‘장소 애착성(Place Attachment)’을 형성한다. 이 장소 애착성이 높아질 때, 수동적인 소비자는 해당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능동적인 소비자로 변모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리테일 연구는 가상성이 주는 ‘접촉된 여유지의 편안함’이 장소 애착성을 높인다고 말한다. 즉, 상업적 공간을 도서관이나 사무실처럼 일상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도서관, 사무실, 하우스처럼 일상의 라이프스타일과 가까운 편안한 공간 컨셉들이 떠오르며, 그 기획 이면에 이런 심리적 이유들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p.139 - 관점을 파는 브랜드가 살아남는다
“이제는 많이 보여주는 공간보다, 잘 덜어내고(Less) 자신만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관점(Focus)을 중심으로 제품을 다 ‘느낄 수(Feel)’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과거엔 ‘많을수록 좋다’는 공식이 통했지만, 지금은 과잉 선택이 오히려 피로를 준다. 이제 오프라인 공간의 경쟁력은 ‘양’이 아니라 브랜드 철학이 담긴 관점과 정교한 큐레이션에 있다. 좋은 ‘관점’을 기반으로 한 공간만이 소비자에게 감정적인 공감을 일으키고, 결국 브랜드에 머물게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남았다.
기획의 출발점은 결국 ‘관점’이다.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반영한 관점을 만들고, 그것을 감각적으로 구현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
읽는 동안, 어떤 관점을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