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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Sep 19. 2020

꼰대 김철수

꼰대란 무엇인가?

‘90년생이 온다’를 재미있게 읽었다.

https://brunch.co.kr/@azafa/166

‘90년생이 온다’를 읽다 보니,

‘꼰대’라는 개념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90년생 온다’ 책에서도 그 내용이 인용되었던,

‘꼰대 김철수’의 꼰대적이지 않은 표현들을 적어본다.


[꼰대 김철수 _ 정철 지음 _ 허밍버드 출판사]


1) 어른들 말씀은 늘 옳다.

 어른들 말씀은 늘 옳다는 말씀은 누가 했을까? 어른들이 했겠지. 한두 어른이 아니라 어른들이 했을 것이다.


 우리가 이 말씀에 승복하는 이유는 뭘까? 어른이라는 세월과 경험의 무게에 공감해서일까? 혹시 들이라는 다수의 힘에 굴복해서가 아닐까? 어른엔 반박도 반항도 해 보겠는데 다수엔 아직 저항할 용기가 없어서가 아닐까?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면, 다들 그렇게 움직인다고 하면 내 생각과 행동이 빠르게 움츠러드는 관성. 다수라는 안전지대로 황급히 몸을 옮기는 관성. 이 못난 관성이 스무 살 꼰대를 만들고 서른 살 꼰대를 만드는 건 아닐까?


2) 인간은 착각하는 동물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라 착각하는 동물이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 김철수는 잠실야구장에 기어들어 가려고 줄을 선다.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을 보며, 무슨 인간이 이렇게 많아. 개미 떼도 아니고! 투덜거리며 짜증을 낸다. 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득실거리게 만든 주범 중 하나가 김철수 자신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내가 인간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너무 자주 잊는다. 나를, 인간 밖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찰자 또는 평론가쯤으로 착각한다.


3) 채우는 시간

 우리는 너무 부지런히 움직인다. 너무 많은 생산을 한다. 그중 절반은 별 의미 없는 움직임일 것이다. 별 의미 없는 생산일 것이다. 조금만 더 게으름을 피우자. 조금만 더 비생산적인 하루를 살자.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무 일도 안 하는 건 아니다. 지친 몸에게, 지친 머리에게 쉴 시간을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채우는 시간이다. 그래,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다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4) 포기도 선택이다

 포기도 선택이다. 당당한 선택이다. 싫은 걸 싫다 말 못 하고 질질 끌려다는 것보다 훨씬 용감한 선택이다. 포기는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진다. 인생을 살면서 스물다섯 번 포기한다면 스물다섯 번 새롭게 도전할 기회를 갖는다는 뜻이다. 포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배추 셀 때만 사용하는 말이 아니라 기회를 셀 때도 사용한다.


5) 뭉쳐도 죽는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뭉쳐도 죽고 흩어져도 죽는다. 똘똘 뭉치면  똘똘 뭉쳐 죽는다. 뭉치고 싶은 사람 뭉치고 흩어지고 싶은 사람 흩어지면 된다. 어차피 죽을 땐 홀로 죽는다.


 국가, 민족, 고향, 학교, 회사, 종교를 ‘나’라는 사람의 가치 위에 놓으려 하지 마라. 나는 나다. 나보다 소중한 가치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뭉침이라는 그럴듯한 수사로 나를 살해하려 하지 마라.


6) 자신감과 자만심

 자신감과 자만심은 한 끗 차이다. 그런데 그 한 끗 차이가 일의 성패를 가른다. 문제는 둘이 워낙 닮아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 구별 방법은,


자신감은 나.

자만심은 남.


자신감은 나를 믿는 것,

자만심은 남을 얕보는 것.


요컨대 자신감을 키우려면 나에게 무한 긍정을, 자만심을 누르려면 남을 향해 무한 겸손을 장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가 관건.


7) 성공과 성장

 성공이 남을 이기는 것이라면 성장은 나를 이기는 것이다. 내 부족을 채우는 것이고 내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성공에 모든 것을 걸면 성장이 부실해진다. 오히려 성공과 더 멀어진다.


8) 지우개의 역할

 지우개의 역할은 지우는 것이 아니라 다시 쓰게 하는 것이다. 연필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다.


9) 동물의 왕국 꼰대

 개구리가 꼰대 중의 꼰대, 최강 꼰대다.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 꼰대들의 편리한 기억법과 일치한다. 또 아는 건 우물 하나 크기면서 시도 때도 없이 그 큰 입을 들썩이며 떠든다. 하지만 그가 떠드는 소리를 자세히 들어 보면 맨날 그 소리다. 어제도 개굴개굴, 오늘도 개굴개굴. 늘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동네 참견 다 하는 모습도 꼰대들의 특징 그대로다. 게다가 놈은 몰인정하기 짝이 없다. 놈의 입에 맞아 죽은 장구벌레나 하루살이가 어디 한둘일까. 특히 파리를 대하는 놈의 모습은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제발 살려 달라고 그렇게 두 손 모아 빌어도 날름 한입에 삼켜버린다.


 그러나 누구도 개구리를 지구 최강 꼰대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놈은 그래도 겨울 한 철은 꼰대 짓을 안 한다. 겨울잠이라도 잔다.


10)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한 때는 우리 모두가 이 말에 수긍했다. 정말 멋진 명언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땐 모두가 성공을 향해 길게 줄을 섰으니까. 모두의 인생 목표가 성공이었으니까. 그런데 이젠 성공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아 버렸다. 따라서 이 멋진 명언도 수명을 다한 것이다. 이젠 이렇게 말해야 한다.


 실패는 성장의 어머니.


[책장을 덮으며]

꼰대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다.

깨어있는 사람은 현재에 살며, 미래를 바라본다.


꼰대는 책망을 한다.

꼰대가 아닌 사람은 칭찬과 격려를 한다.


꼰대는 인상을 쓴다.

꼰대가 아닌 사람은 미소를 건넨다.


꼰대는 틀에 박혀 있다.

꼰대가 아닌 사람은 창의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꼰대가 궁금해서 본 책에서, 창의성을 만난 느낌이다.


<한 글자>라는 책에서도 느꼈던,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이 책을 통해서도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첫머리에 꼰대의 반대말이 나온다.

꼰대였던 사람.

누구나 꼰대가 된다.

하지만 자기가 꼰대가 된 것을 인식하고,

꼰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깨어있는 사람만이 가능하다.


꼰대의 반대는

꼰대였던 사람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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