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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Dec 09. 2019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다

<세바시> 스피치 코치,

JTBC <말하는 대로> 스피치 코치,

1억 상금 <TV 오디션> 우승자로 유명한,

스피치 코치 이민호의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다'를 읽었다.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다. 이민호 지음 _ 천그루숲 출판사]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 감동을 주는 말하기, 진실한 소통을 위한 말하기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아이의 꿈을 지키는 말 한마디. "저는 별을 셀 거예요."

살아가면서 네가 천문학자라는 꿈을 말하면 어른들은 이렇게 말할 거야. '돈도 안 되는 거 뭐 하려고?'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하면 돼. 이 말이 너를 지켜줄 거야. '저는 돈을 세지 않을 거예요. 별을 셀 거예요.' 저는 삼촌이 알려준 대로 했어요. 제가 실제로 내뱉든 안 내뱉든 그 말은 제 꿈을 지켜줬어요.

그 말은 거인처럼 작은 아이의 꿈을 지켜줬습니다. 갑옷처럼, 방패처럼, 군대처럼 아이의 소중한 꿈을 보호했습니다.


2) 현명한 사람

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현명한 말을 내뱉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를 현명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3) 말투를 고치려고 노력해 본 사람이라면

따뜻한 가슴이 없다면 따뜻한 말이 흘러나올 수 없죠. 냉수 밸브에서 냉수가 흘러나오고 온수 밸브에서 온수가 흘러나오듯, 가슴이 바뀌지 않으면 말은 결코 바뀌지 않는 게 아닐까요?


4) 6천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비밀

고용노동부에서 2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서 소득 2,000만원 이하와 6,000만원 이상의 두 그룹으로 나눠봤다고 합니다. 재미난 사실은 특별히 돈을 잘 버는 직업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두 그룹을 가른 것은 바로 이 책의 주제인 '의사소통 능력'이었습니다. 의사소통 능력 때문에 소득이 갈렸다고 합니다.


5) '경청'이 없으면 '멍청'이 된다.

"선생님, 그런 말씀 하실 줄 알았어요."

멋진 말을 해주면 인상도 인생도 펴질 줄 알았는데 반대의 상황이 생긴 거죠.

'말하기'의 기본은 '듣기'입니다. 듣는 사람이 원하는 건 둘 중 하나예요. '원하는 이야기' 또는 '필요한 이야기'. 상대방이 원하거나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려면 우선 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상대가 말을 안 하면? 관찰이라도 해야겠죠.


묵직하게 생긴 골프선수 최경주가 조곤조곤 말을 너무 잘하자 기자가 평소에 책을 많이 읽냐고 물었습니다.

"운동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다만 남들이 말할 때 잘 듣습니다."


경청하는 사람은 멍청할 수 없다.

잘 들어야 잘 말한다.


6) 스피치는 청중을 위할 때 반짝 빛난다.

"잊지 마라. 스피치를 하는 당신은 '제다이'가 아니다. 마스터 '요다'이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제다이는 주인공이고, 요다는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입니다. 강사가 주인공이 되려고 하지 말고, 청중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는 뜻이었죠. <해리포터>로 예를 들자면, 무대에 선 사람은 덤블도어나 해그리드처럼 조력자가 되어 청중을 해리포터로 만들어 줘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최고의 가수는 듣는 사람에게 최고의 감정을 선물합니다. 최고의 강연자의 목적도 듣는 사람에게 지식이나 감동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7) 공감맹 _ 21세기의 문맹

21세기의 문맹은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8) 질문이란?

경청의 전제조건은 바로 '상대방의 말'인데, 공을 던지는 투수가 있어야 공을 받는 포수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상대가 말을 잘해주는 것은 좋은 투수를 만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받기 좋은 속도와 방향으로 던져주는 공은 누구라도 받아낼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변화구와 강속구는 받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공을 아예 던지지 않는 사람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그럼 말을 하지 않는 상대를 만났을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공을 던지라고 사인을 보내는 것, 바로 질문입니다.


9) 쿵푸팬더의 가르침 _ 믿음

영화 <쿵푸팬더>에는 두 명의 스승이 나옵니다. 한 명은 거북이 할아버지이자 대스승인 우그웨이, 다른 한 명은 우그웨이의 제자이자 타이렁의 스승인 시푸입니다. 그런데 시푸가 자신의 제자를 아무리 가르쳐도 나아지지 않자 우그웨이를 찾아가 외칩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떻게!!!!"

우그웨이는 이렇게 답합니다.

"아니라네, 시푸. '어떻게'가 중요한 게 아니라네. '믿음'이 먼저야. 믿어야 해. 약속하게 시푸. 믿는 게 먼저라네. 약속해 주게나. 믿을 거라고!"

저는 초보를 가르칠 때마다 우그웨이의 말을 늘 가슴에 새깁니다. 학생 스스로 '할 수 있다'라고 믿게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눈빛이 반짝일 때 진짜 티칭이 시작됩니다.


10) 스토리는 스피드 퀴즈이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지각을 너무 많이 하는 학생이었어요. 학교 다닐 때는 지각 때문에 교무실에 자주 불려 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이 지각을 고치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사건에 대해 듣고 싶어 합니다. 이것이 스토리의 힘입니다. 면접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저는 성실합니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성실한 사람이 맞구나'라고 판단할 수 있는 스토리를 들려줘야 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스피드 퀴즈'에 비유합니다. 상대가 맞추게 하는 것입니다. 내 이야기를 다 들은 상대가 "아, 정말 성실한 사람이구나!"라고 말하게 하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11) 따뜻한 말을 하기 위해서는

똑똑한 말을 위해서는 '팩트 체크'가 필요하고, 따뜻한 말을 위해서는 '리스팩트 체크'가 필요합니다.


12) 닭 잘 잡는 방법

닭을 잡으러 뛰어다녀 본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잘 안 잡히죠. 그런데 잘 잡는 분들을 가만 보니 모이를 들고 있더라고요. 자기가 뛰어가는 게 아니라 닭이 오게 하는 것, 그게 기술입니다.


13) 호기심을 관심으로 이끌어라.

관심의 본질은 뭡니까? 나한테 혜택이 있다는 겁니다. 들으면 대박이라는 거죠. 혜택이 있다는 얘기를 빨리해줘야 합니다. 아무런 혜택이 없으면 들을 이유가 없습니다.


14) 아모르 법칙

아는 것으로 모르는 것을 설명하기.

컴퓨터 판매원의 설명이 감탄스러웠던 이유는 '아는 개념'으로 '모르는 개념'을 설명해줬기 때문입니다.

헤르츠는 모르는 개념이죠? 하지만 '직원이 2명이고, 4명'이라는 개념은 너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15) 법륜스님의 다람쥐 이야기

"직장생활을 하는데 너무 힘듭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고, 가는 데마다 시비 걸고 미치겠습니다. 살 수가 없습니다."

법륜 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다람쥐처럼 살아봐요. 다람쥐처럼."

"산에 사는 다람쥐는 바위가 있으면 돌아가고, 나무가 있으면 올라타서 가고, 자기가 비켜나가지 '바위한테 비켜!' '나무한테 비켜!' 이렇게 안 하는데 인간만 남들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스트레스 받는다 말이에요. 주변 사람들을 날씨라고 생각해 봐요. 날씨랑 안 싸우죠? 날씨 안 좋으면 우산 쓰는 거지, 날씨 보고 뭐라 해봤자 바뀔 게 뭐가 있겠어요? 주변이 자기 마음 같지 않아도 그런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어야 해요. 다람쥐처럼."


추가 질문이 나왔습니다.

"제가 다람쥐처럼 살고 나서 사람처럼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법륜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사람처럼 사는 것도 알려 줄게요. 산에 다람쥐들은 바위를 넘어가거나 비킬 때 뒤의 다람쥐에게 손 벌려주지는 않아요. 다람쥐처럼 살고 나면 자기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손 내밀어 주세요. 그럼 그게 사람 되는 길이에요."


17) 향나무 같은 사람이 되어라.

"화난 말에 화난 말로 답하지 마라. 싸움은 두 번째 화난 말에서 시작된다. 향나무 같은 사람이 되어라. 훌륭한 사람은 향나무 같은 사람이다. 자신을 향해서 내리찍는 도끼를 향해 향기를 내뿜는 향나무 같은 사람이 되어라."

어느 날 '법구경'에서 읽은 이 구절이 도서관에서 원하던 이상형을 스쳐 만난 듯 잊히지 않는다. 향나무라는 이미지는 내 오랜 질문의 명쾌한 해답으로 다가왔다.


운전하다 쌍욕을 하면 차 안에 있는 나와 내 가족만 듣는다. 내 입에서 가장 가까운 건 내 귀다.


18) 가장 큰 위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배를 위로하고 왔다.

가장 큰 위로가 되었다는 후배에게 내가 뭐라고 위로를 했길래 그렇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아무 말씀 안 하셨어요. 많은 사람이 많은 위로를 해줬는데, 형님만 끝까지 아무 말씀 안 하셨어요."

잘 몰라서 아무 말도 못 했는데 그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다고 하니 깜짝 놀랐다.



어렸을 때는 많은 방황을 했었다는 작가가 지금처럼 훌륭한 스피치 강사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남들을 가리치는 것에 서두르지 않고, 목표를 가리키는 것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보다도 삶의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서도 교훈을 얻어서 본인의 것으로 승화시킨 마음가짐이 아니었을까?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다'라는 책을 통해,

진정한 소통, 청중과 함께 호흡하는 강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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