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되어서 좋은 점
드디어 팀장이 되었다.
내 나이 서른아홉.
일 잘한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미션이 주어지면, 반드시 성과를 낸다.
유관부서와의 협업 능력도 좋다.
상대를 설득시키는 능력도 있다.
하지만 항상 나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이 있었으니, 나에게는 결정권이 없다는 것이었다.
뭔가를 하려고 해도,
“책인사씨는 팀장도 아니잖아.”
“결정 권한 있어?”
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조차도,
결정 권한이 있는 분께 말씀드리면,
“지금 꼭 해야 하는 일이야?”
“내가 시킨 건 다 했어?”
라는 식으로 묵살되는 경우가 많았다.
팀장이 되고 싶었다.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리더는 ‘질문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에,
팀장이 되어서 팀원들을 이끌고,
조직의 성과에 책임을 지는 훌륭한 리더가 되고 싶었다.
마흔 살을 3개월 앞둔 지금.
나는 팀장이 되었다.
팀장이 되고 나니
10배 이상은 더 바빠진 것 같다.
그동안 아무도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던 일들이 나에게 몰려오고 있다.
‘세상에 누가 이딴 결정을 한 거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과거의 행적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나의 모습에 뿌듯함도 느낀다.
많이 바쁘지만,
보람이 있으니 좋다.
그토록 원하던 리더가 된 점이 마음에 든다.
단 한 가지 단점이 있다.
팀장인데 팀원이 없다.
신생팀의 한계인 것 같다.
팀원이 생기기 전까지 당분간은 혼자서 기획하고, 분석하고, 실행하고, 처리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팀장은 되었지만 팀원은 없다는 아빠의 말에 아들이 말했다.
“선생님은 있는데, 학생은 없네?”
아들의 통찰력에 경의를 표한다.
리더가 되었으니,
리더답게 생각하겠다.
리더답게 행동하겠다.
난 리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