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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Dec 20. 2019

전국노래자랑 하면 송해

송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회사에서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직원들의 월례회의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의 월례회의는 다른 회사의 월례회의와는 조금 다르다.

자유로운 토크쇼 같은 개념이다.


반나절 이상의 시간 동안 각종 현안에 대해서

현장 직원들과 함께 토론하고 소통한다.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다.


그래서 많은 직원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월례회의하면 책인사.

책인사하면 월례회의.

(물론 회사 내에서는 책인사가 아닌 다른 호칭이 있다.)


그 월례회의를 진행한 지 3년이 넘었다.

사실 3년이 넘으면서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한 것 같다.


언제까지 월례회의만 할 거야?

나도 다른 일을 좀 해봐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시기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TV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송해'에 대한 칼럼을 읽게 되었다.


[중앙일보] [박정호의 문화난장] 딴따라 송해, 끝나지 않는 노래 - 중앙일보 https://mnews.joins.com/article/23660657


이 칼럼을 읽으면서 내 일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맞아. 사람들은 월례회의하면 책인사. 책인사하면 월례회의.'라고 생각하잖아.

내가 지금의 회사에서 이렇게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과 두루 잘 지내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내가 특출 나게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월례회의 진행자라는 타이틀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지금의 나를 존재할 수 있게 해 준 것은 나의 특출함이 아닌

월례회의 그 자체였던 것이었다.


지금 이 회사 생활에 대한 목표를 조금 바꾸게 되었다.

'송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송해 님이 90이 넘은 나이에도 그렇게 활발한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전국노래자랑의 참가자, 남녀노소 그들의 눈높이에서

함께했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담당한 월례회의도

항상 직원들의 눈높이에서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과 함께 일하고, 때로는 현장 속에서 동고동락 하면서

그들과 함께 했기에 마치 전국노래자랑 같은 

지금의 분위기가 생겼다고 생각된다.


송해 같은 사람이 되자.

우리 회사에서 송해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나도 좋고, 회사도 좋고, 직원들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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