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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Feb 07. 2021

주말은 연인 같다.

주말에 쉬어도 되나요?

주말은 연인 같다.


헤어져 있으면 만날 날만 기다려지고,

헤어지려고 하면 아쉽다.


일요일 저녁.

주말과 헤어지기가 참 아쉽다.

헤어지기 싫은 연인처럼,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있다.


20대 시절의 주말은 일과 함께 했다.

회사의 일을 항상 많았고,

주말 중 하루는 회사에 나갔다.

주로 토요일에 나갔다.


금요일은 유일하게 야근을 하지 않았다.

토요일에도 회사를 나오기 때문이다.

금요일 퇴근시간이 되면,

대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일 적당한 시간에 나와라.”


적당한 시간을 알아내기는 참 힘들었다.

그렇다고 정말 적당하게 나올 수도 없는 노릇.

아침에 사무실에 나가 있으면,

대리님은 항상 그렇듯 점심 즈음 회사에 오셨다.


“점심 먹었냐?”

“아직입니다.”

“그럼 점심 먹고 하자.”


그렇게 점심을 먹고 나면 토요일 오후 2~3시.

그렇게 잠깐 일하면 금방 저녁이 되었고,

나의 토요일은 그렇게 지나갔다.


30대 주말은 여유가 있었다.

일단 내가 대리님이 되어 있었다.

나는 대리가 되자마자 2가지를 없앴다.

평일 야근을 없앴고,

주말 출근을 없앴다.


나는 주말을 즐겼다.

이틀간의 휴식은 참으로 달콤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체력도 충분히 충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발령받아 간 현장에 주말은 없었다.

주말뿐만 아니라 밤낮의 구분도 없었다.

터널 현장은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갔다.


한 달에 주말 출근을 이틀 하는 줄 알았는데,

한 달에 이틀 빼고 출근을 했다.


집까지는 고속도로로 2시간 30분 거리

주말에는 집에 가고 싶어서,

저녁 7시에  현장을 나와 집에 왔고,

새벽 3시면 다시 현장으로 향했다.


잠자는 시간까지 포함해,

6시간이라도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행복이었다.


둘째가 생기고,

나는 그 회사를 떠났다.

회사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어느덧 40대가 되었다.

체력이 떨어진 것인지,

일이 많아진 것인지.

금요일 저녁만 되면 Burn-out이 되었다.

주말 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만 있었다.


몇 번의 Burn-out을 겪은 후,

이제는 평일에 모든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힘을 남겨둔다.


이번 주말도 잘 쉬었다.

주말을 잘 지냈으니,

평일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다행히 이번 주는 월요병이 없는 것 같다.

푹 자고, 상쾌한 마음으로 월요일을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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