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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Mar 28. 2021

난 젊은 꼰대였다.

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었나

첫 번째 직장을 다닐 때의 일이다.


후배는 나보다 한 살이 많았다.

학벌도 나보다 좋았다.

집안도 부유했다.

인물도 좋았다. 공유를 닮았다.

(나는 구영탄을 닮았다.)


사회에서 만났다면,

내가 “형~”이라 부르며 잘 따랐을 것 같다.


우리 팀은 항상 야근을 했다.

평일에 약속을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일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대리님은 항상 집에 늦게 가셨고,

사원들은 대리님 퇴근 전까지 항상 앉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늦은 시간 자리에 삐딱하게 앉은 후배가 눈에 들어왔다.

나의 거침없는 샤우팅이 쏟아졌다.

“야! 개념 있어 없어? 정신 안차려? 힘들다고 티 내는 거야?” 대충 이런 말이었다.


군대보다 더 군대 같았던 그 회사는

매일 저녁이 되면 군기잡기 경쟁이 치열했다.

어떤 팀이 더 군기가 센지 경쟁을 하는 듯했다.


그 속에서 난 ‘신입 킬러’라고 불렸다.

선배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작은 학원을 차리겠다고 퇴직한 후배의

퇴직사유가 나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30대 중반.

회사를 옮기고 회사에서 구타도 당해봤다.

불의에 타협할 것을 제안받기도 했다.

최악의 리더를 경험해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10여 년 전 나도 참 나쁜 사람이었구나.’

라는 것을.


마흔 살이 되니,

지난날의 꼰대스러웠던 나의 모습에

한 없이 부끄러워진다.


마흔이 되어 직장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조직을 떠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었다.


30대의 나는 젊은 꼰대였다.

40대의 나는 한때 꼰대였던 사람이 고 싶다.


꼰대의 반대말은 꼰대였던 사람이다.

-꼰대 김철수. 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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