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도 즐긴다.

인생에 언제나 순풍만 있을 수는 없다.

by 책인사

아침이면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며 하루를 시작한다.

보통 잠수교를 통해 강남으로 넘어가고,

잠실철교를 이용해 강북으로 돌아온다.


잠수교에서 잠실철교로 가는 길은 멋지다.

푸른 하늘이 청아하고,

한강의 일렁임도 운치가 있다.

떠오르는 햇살을 바라보며 달리면,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있다.

바로 역풍.

아침마다 동쪽에서 불어오는 맞바람이다.

맞바람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는 게 쉽지 않다.

힘도 많이 든다.


‘왜 아침마다 꼭 맞바람이 불지?’

라는 생각도 자주 했다.




자전거는 맞바람과 언덕길에 취약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뒷바람과 내리막에서는 쉽게 달릴 수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한강을 한 바퀴 달리는 것이기 때문에,

역풍이 있으면, 순풍도 있다.

한강 남쪽에서 역풍이 있었다면,

돌아오는 한강 북쪽에서는 순풍이 있었다.


언덕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언덕이 많아도,

출발점으로 돌아오면

똑같은 비율의 내리막길이 있다.


그래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는

내리막은 언덕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역풍을 즐긴다.

역풍이 강하다면,

돌아오는 길은 순풍을 즐길 생각에 신이 난다.

지금의 어려움은 잠시이지만,

반환점 이후에 순풍이 기다리고 있을 것을 안다.


역풍이 있으면 운동도 잘 된다.

운동할 때에는 일부러 어려운 것도 골라서 하지 않던가?

역풍은 흐르는 땀방울도 시원하게 말려준다.

때로는 천천히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인생의 단순한 진리도 느끼게 해 준다.


내일은 다행히도 아침에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벌써부터 시원한 맞바람을 마주하며

일주일을 시작할 시간에 가슴이 설렌다.


나는 역풍도 즐긴다.

[역풍이 불어도 한강 자전거 길은 언제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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