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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Oct 10. 2021

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

속도가 능사가 아니다

내가 가진 별명 중의 하나는 ‘나무늘보’였다.

난 내가 생각해도 느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서두르지 않았다.

급하면 실수가 있는 법.

난 빠른 것보다 정확한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내 주변 상황,

특히 회사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처리해야 하는 일들은 산더미 같이 쌓여만 갔다.

그렇다고 일을 안 할 수는 없고,

나는 조금씩 서두르기 시작했다.


속도에 지쳐가던 어느 날,

‘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라는 책을 알게 되었고,

단숨에 읽게 되었다.


항상 속도에 쫓기던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려준 책,

‘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의 소중한 표현들을 적어본다.

[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 _ 앨리슨 데이비스 지음 _ 리드리드출판]


1) 내가 느린 이유

 모두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독성이 강한 나뭇잎을 먹고살아. 그래서 식사가 끝나면 느긋하게 휴식을 취해야만 해. 조심스럽게 천천히 소화시키면서 중독을 피하는 거지. 이건 누구도 생각지 못하는 아주 천재적인 방법이야.


 내가 공중에 매달려 멍하니 있을 때는 여러 개의 위장들이 독을 분해하는 중이야. 아주 영리하게 소화를 시키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영양분이 몸 안으로 조금씩 스며들게 하는 거지. 나는 그들에게 시간을 주는 거야. ‘빨리’, ‘대충’이라고 재촉하지 않고 느긋하게 그들이 자기 역할을 다하도록 기다려주는 거라고. 그들 덕분에 내. 몸이 달라지는 걸 아니까.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잖아.


2) 지지자를 얻는 방법

 명심해. 누군가를 위해 자리를 내주고 마음을 열어야 상대방이 들어올 수 있어. 그래야만 당연히 너도 그가 마련해둔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거야.

 진정한 네 지지자를 얻는 유일한 길은 그에게 집중하는 거야.


3)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프로야구팀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의 타율이 얼마야? 아마 3할 대에서 머무를 거야. 그것은 타석에 들어서서 공을 칠 수 있는 확률이 30%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거야. 열 번 중 세 번! 홈런을 칠 확률은 그보다 훨씬 줄어들겠지. 투수도 마찬가지잖아. 승점을 딸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매번 경기에 임해. 그것도 최선을 다해서.


 그런데 우리가 못 할 게 뭐야. 실패할까 봐? 실수할까 무서워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겠다는 거야? 일단 타석에 들어서야 기회를 얻을 수 있잖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4) 세 발가락 나무늘보

 내 친구 세 발가락 나무늘보 이야기를 해줄게. 그 녀석은 한 달에 한 번은 목숨을 걸고 나무에서 내려와. 왜냐고?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배설을 하기 위해서야. 바보 같아 보이지? 이유를 모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봐. 내 털 속에서 살아가는 나방들이 번식하기 위해선 그 친구가 배설한 똥이 아주 큰 선물이 되거든. 나방들은 그 배설물에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유충들은 그 똥을 먹고 자라지. 그리고 이 유충들이 다 자라 성충이 되면 다시 나무 위로 날아올라 내 털 속에 안락한 둥지를 틀고 다시 나와 함께 일생을 살아가는 거야.


 또한 똥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질소는 말무리의 먹이가 되고, 그 말무리는 나의 훌륭한 비상식량이 되는 거지. 이렇게 작은 생태계가 돌아가는 거야. 내가 양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승리는 언제나 나의 것이야. 물론, 이 펄럭거리는 세입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알 수 없어. 누군가는 시끄럽고, 혼란스럽고, 부당하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각 생명체들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다양성과 친절, 그리고 협력의 가치를 인정하는 거야.


5)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상대를 무시하는 것은 비교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야.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평가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기준에 못 미치면 깔보거나 업신여기지. 나는 “넌, 너무 느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살아.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느리다고 말하는지 모르겠어. 내 입장에서는 조금도 느린 게 아니거든.


 난 그저 내 방식대로 살아갈 뿐이잖아. 모두 똑같은 삶의 기준과 방식을 가질 수는 없거든.


이 점을 안다면

누구를 만나든지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길 부탁할게.


6)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다.

 부탁하건대 내 앞에서는 속도 이야기를 안 했으면 좋겠어.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거야.

내가 원하는 곳을 향해서.


어때? 한 시간에 겨우 240미터를 간다고 비웃을 수 없겠지? 다행이야.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되어서.


7) 즐거운 일을 하자

 좋아하는 일은 잘하게 되는 법이야. 타고난 댄서가 아니더라도 또는 내 그림이 걸작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정말 중요한 사실은 그 일을 할 때 즐겁다는 거야. 재미를 느낄 때 비로소 창의력이 발휘되거든. 더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새로운 삶의 공간이 생기는 거지.


 지금부터 좋아하는 일을 모두 적어봐. 그리고 그중 한 가지는 최소한 매주 한 번씩 꼭 해보는 거야. 그것이 바로 에너지원이야. 좋아하는 일이 많다면, 그것들을 번갈아 가며 해보는 것도 좋아!


 어때?

 살아가면서 따분하고 지루할 틈이 없겠지?


8) 나무늘보가 가르쳐준 인생 교훈

 도전적이고 도발적이지는 않지만, 느긋하게 삶을 향유하는 나무늘보는 넘치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자기의 재능을 사랑하고 발휘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생활을 이끌어갈 뿐 아니라, 자기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높은 자존감도 가지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세상을 보며 삶의 기쁨을 찾고, 자기 털 속에 있는 작은 생물들에게 관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나무늘보는 눈앞의 것만 쫓는 나를 부끄럽게 했다.


[책장을 덮으며]

최근에 항상 시간에 쫓겼다.

중요한 것은 뒤로 하고,

급한 것만 쫓고 있었다.


오늘은 캠핑을 왔다.

급하게 살던 현실에서 잠시 떨어지고자 먼 곳으로 왔다.

바로 눈앞 모니터만 바라보다가,

시야를 다르게 하고 싶어서 바닷가로 찾아왔다.

업무는 모든 것을 계획하여 완벽하게 했지만,

오늘만큼은 마음 가는 대로 찾아왔다.


비가 와서 텐트를 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텐트에 내리는 빗소리가 운치 있다.


차가 너무 막혀서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이 순간이

내 삶의 쉼표가 되고 있다.


속도가 능사가 아니다.

나무늘보가 나를 뒤돌아 보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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