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된 지 1년 하고도 1주일.
정확히 53주 만에 팀원이 생겼다.
그 얼마나 바라고 바라던,
기다리고 기다리던 팀원이었나.
결코 일은 팀원에게 시키면서
나만 편하게 지내자고 팀원을 바랐던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일들이 정말 많았다.
하루 24시간을 정말 알뜰하게 쓰고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해도,
물리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일들이 쌓였었다.
일이 많다 보니,
중요한 일보다는 데드라인이 임박한 일들만 처리하게 되었다.
손이 많이 가는 행정적인 업무들 때문에,
많은 생각과 검토를 거쳐야 하는 고차원적인 일들은 뒤로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좋아질 것이다.
팀원이 생겼기 때문이다.
파트너가 생겼기 때문이다.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내야 하는 개별성과자(Individual Contributor)였다.
일당백의 싸움이라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했다.
팀원이 생기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나는 유명한 축구선수,
베컴과 같은 팀장을 꿈꾼다.
팀원과 내가 업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지켜보던 다른 팀 동료가 말했다.
“인사님. 참 친절하시네요” (^^)
그 동료의 말속에 부러움이 느껴졌다.
내가 답했다.
“저는 베컴 같은 팀장이 될 거예요.
누구보다 많이 뛰면서, 주변을 살필 거예요.
그리고 업무라는 공을 정확하게 올려줄 거예요.
머리만 갖다 대도 골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이렇게 팀원이 성과라는 골을 넣게 되면
자신감을 가지고 더 다양한 골을 넣게 될 것이고,
나중에는 단독 드리블을 통해서도 골도 넣을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럼 우리 팀은 언제나 승리할 수 있어요.”
한 때 ‘택배 크로스’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데이비드 베컴의 패스.
동료가 어디로 뛰고 있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누구보다 내가 더 많이 뛰어야 수비라는 제약사항을 극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벤치에서 지시만 하는 감독이 아닌, 팀원과 함께 뛰는 주장이기 때문에 정확한 패스를 할 수 있다.
몇 년뒤,
나는 우리 팀이 최고의 원팀으로 기억되길 꿈꾼다.
그 멋진 원팀을 향한 소중한 첫 발걸음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나는 베컴 같은 팀장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