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꼰대의 탄생
지난 글에 이어...
"야! 눈 똑바로 안 떠?!"
10시.. 내가 사무실에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당시 나는 사원 2년 차..
참고로 당시 시간은 오전 10시가 아니라 저녁 10시였다.
사무실에 앉아는 있지만 하는 일은 없는,
이른바 '묻지마 야근' 중이었다.
그 와중에 A후배가 졸고 있는 모습을 본 '신입킬러' 내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나보다 나이도 많고, 학력도 좋았던 A후배는,
깜짝 놀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하지만 자세를 고쳐 앉았어도, A후배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A 후배도, 나도, 내 동기도..
우리 모두는 대리님의 퇴근 허락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도대체 왜 A후배한테 소리를 질렀던 것일까?
A후배는 4년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내가 물었다. "왜 그만둬?"
A 후배의 눈빛이 답하고 있었다.
'모르냐? 너 때문이다.'라고.
나는 꼰대였다.
회사에 충성하겠다는 마음으로,
회사 계정도 그 회사 영문 이니셜을 따서 지었던,
준비된 꼰대였던 젊은 시절의 나.
A후배가 나 때문에 퇴직한 뒤,
B후배가 입사했다.
B후배는 가끔 입을 삐쭉삐쭉거렸으나,
그래도 열심히 하는 척(?)을 잘했다.
그 모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현재 내가 다니는 회사로 이직 제의를 했다.
B후배는 단칼에 거절했다.
그것도 3번이나.
이제는 술자리에서도 "형~"이라고 편하게 말하는 B후배의 대답은 이랬다.
"에이, 형. 한 번이면 족해요. 형 하고는 일하는 건, 그때 한 번으로 충분해요."
내가 퇴직을 발표하던 그날에,
누가 가장 행복해했을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그날 B후배는 분명히 웃고 있었다!)
나는 젊은 꼰대,
그중에서도 핵 꼰대였다.
나는 왜 꼰대가 되었을까?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