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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Apr 16. 2022

어른의 재미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어른의 재미'라는 전자책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는 것을 봤습니다. 겉표지도 왠지 모르게 가볍고, 재미 위주의 책일 것 같았던 책.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저자의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통해 인생의 경륜까지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던 '어른의 재미'의 인생 교훈을 적어봅니다.


[어른의 재미 _ 진영호 지음 _ 밀리 오리지널]


1) 유재석의 무명시절

 나는 지금의 유재석을 있게 한 것은 이 기도와 무명 시절이었다고 생각한다. 기회의 소중함을 알았기에 성공한 후에도 항상 겸손할 수 있었고, 곁에 있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할 수 있었으며, 수많은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랜 무명 기간을 통해 그는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자세를 다졌고, 그 덕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사랑받는, 누구나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었다. 


2) 대접과 푸대접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 "칭찬에 익숙하면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대접에 익숙하면 푸대접에 마음이 상한다. 문제는 익숙해져서 길든 내 마음"이라는 말을 남겼다. 나이 들수록 더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자신을 푸대접한다 여기기 전에, 너무 대접받으려 한 건 아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대접과 푸대접을 가리느라 신경을 곤두세울 시간에 조그만 즐거움을 찾는 게 훨씬 좋다.


3) 조기 은퇴를 바라지 않아도 되는 이유

 우리에게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은퇴를 하느냐가 아니라, 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느냐다. 일 자체가 즐겁고 가치있게 여겨진다면, 굳이 조기 은퇴를 바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자신이 지겨운 쳇바퀴를 억지로 굴리고 있다고 생각되면 일에서의 해방이 아닌, 원치 않는 일에서의 해방이 필요하다. 원하는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삶을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4) 눈치를 보는 것 vs 눈치 있는 것

 한마디로 눈치는 보지 말되, 눈치 있게는 살아야 한다. 비슷한 말인 것 같지만 둘은 완전히 다르다. 눈치를 보는 것이 상대의 기분을 맞추려 쩔쩔매는 거라면, 눈치가 있는 것은 타인을 자연스럽게 배려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눈치 보는 사람은 만만하게 여기지만, 눈치 있는 사람은 가까이 두고 어울리고 싶어한다. 지나치게 자신을 낮춰서 아랫사람인 것처럼 행동하지 말고 동등한 사람으로서 타인을 배려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5) 적당한 제약이 필요하다

 사실 인간에겐 무한한 자유가 아니라 적당한 제약이 필요하다. 과일나무의 가지치기를 생각해보자. 과일나무가 균형 잡힌 성장과 영양가 있는 열매를 맺기 위해선 가지치기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햇볕이 골고루 들어가게 되고 나무의 형태 또한 잡아주며, 열매 역시 고르게 달린다. 무조건 제멋대로 둔다고 좋은 게 아니라, 적절한 제약이 있을 때 더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다.


6) 햄릿 증후군

 결정을 어려워하는 것을 햄릿 증후군이라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에서 따온 말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말로 대표되는 그의 우유부단함은 결국 그의 운명을 비극으로 이끈다. 문제는 현대인들에게 이 증상이 더 심각하다는 것인데, 넘쳐나는 정보가 오히려 결정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물건 하나를 살 때만 해도 온갖 정보에 휩싸여 있으면 뭔가 최선의 선택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니 불안감이 밀려오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할까 겁이 난다. 완벽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과 두려움이 햄릿 증후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신중함으로 위장된 우유부단함은 무능의 증거일 뿐이다. 빠른 결정에서 오는 리스크보다 결정을 미루는 데서 오는 리스크가 훨씬 더 크다. "결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해악이다"라고 말한 데카르트의 가르침을 기억하자.


7) 충고를 해주는 사람

 나이가 들수록 충고를 들을 일이 많지 않다. 윗사람에게 충고하기란 쉽지 않을뿐더러 대부분의 사람은 굳이 충고하는 사람의 역할을 떠맡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나의 잘못된 행동에도 아무런 충고를 듣지 못하면 스스로 그 행동을 바로잡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사소한 문제라 여기고 그냥 넘어가는 것은 그 문제가 심각하게 터져 나올 때까지 계속 곪아가도록 내버려 두는 셈이다.


 그러니 내게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감사하게 여기고 그의 말을 귀한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 원래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지 않은가. 때론 눈을 질끈 감고 쓴소리를 삼킬 수 있어야 한다. 듣는 순간에도 발끈할 수도 있고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면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귀한 말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8) 지나온 다리를 불태우지 마라

 "지나온 다리를 불태우지 마라"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 말은 꼭 돌아갈 길을 마련해두라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절대 되돌아갈 일 없이 죽을 각오를 다짐하는 게 멋있어 보이고 또 실제로 그럴 필요가 있을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지나온 다리를 불태워 없애버리면 나중에 후회만 남는다. 여태껏 몸담았던 조직이나 모임에서 다시 안 볼 것처럼 원수 지고 나갈 필요는 없다. 오랫동안 같이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고 나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9) 경로 의존성

 사회심리학에는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e)이라는 개념이 있다. 뭐든 한 번 경로가 정해지면,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쉽게 바꿀 수 없음을 뜻한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관성의 법칙이 인간 사회와 심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지 모르겠다.


 대표적인 예가 QWERTY(쿼티)순으로 나열되어 있는 영문 키보드다. 훗날 훨씬 더 효율적인 키보드가 개발되었지만, 단지 쿼티 키보드가 먼저 개발되어 다들 여기에 익숙하다는 이유로 지금도 우리는 쿼티 키보드를 사용한다.


10) 0.1퍼센트의 성장

 스노우볼 효과는 자산 증식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삶에서도 좋은 습관을 매일 반복적으로 눈덩이처럼 굴릴 수 있다면 훗날 어마어마한 성장으로 결실을 맺는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인 히라노 도모아키는 자신의 책에서 '0.1퍼센트의 성장'의 위력을 설명한다. 현재 자신의 능력을 1이라 했을 때 매일 전날보다 0.1퍼센트 성장하면 첫날의 성장 정도는 1.001밖에 안 된다. 일주일 동안 계속해도 겨우 1.0007이고 한 달을 지속해도 1.03에 불과하다. 해도 별 소용없다며 금세 포기하고 싶을 수준의 성장이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잘 극복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면 1년 후에는 1.44, 2년 후에는 2.07, 5년 후에는 6.2가 되고 10년이 지나면 34.48이 된다. 지금 하는 조그만 노력이 10년간 반복되면 무려 34배 성장하게 된다는 소리다. 


[책장을 덮으며]

 저는 조기은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를 꿈꾸고 있습니다.(+마흔살의 목표) 직장 생활이 즐겁지만은 않다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조기은퇴 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다르게 말합니다. 사과도 가지치기를 해야 잘 자라날 수 있듯이, 우리 인생에 적당한 제약은 필요한 것이라고. 일을 싫어할 필요 없고, 자신이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말합니다. 직장 생활에서 탈출하는 것만이 내 인생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저자의 이야기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일을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일에서 도피하려고 했지만, 앞으로는 일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현실을 도피하는데 사용했던 노력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빠른 결실을 원합니다. 저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빠른 성장보다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발전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빠르게 얻은 성과는 빠르게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루에 한 걸음씩 남들보다 조금 늦을 지라도 꾸준하게 성장하는 것이 결국에는 더 크고 안정적인 결실로 다가옴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기초, 즉 뿌리를 다지는 일이었습니다. 

 '어른의 재미'는 무엇인지? 그 결과를 알고 싶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어른으로서의 재미'를 찾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어른으로서의 재미를 찾기로 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결심한 새로운 마음가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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